'성매매=처벌', 고칠 수 없는 정답인가?


 

사진출처 YTN


“OECD 국가들 중에 성 노동을 법으로 금지한 국가가 우리나라 밖에 없어요. 음지에서는 다 하거든요. 명분만을 위한 판결이죠.” 고(故)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4월 속삭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의 성매매특별법 합헌 판결을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그는 “대중이 가진 이중성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왔다”며 “사회적 관습과 통념에 매몰된 채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꽁꽁 싸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 교수의 말이 100% 맞는 것은 아닙니다. OECD가 문호를 개방하면서 2010년 가입한 슬로베니아가 우리나라와 마찬 가지로 성매매를 불법으로 하고 있지요. 80여 개 업소가 성매매를 하고 있고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어서 ‘실질적 비범죄’라는 주장도 있지만요. 또 미국은 네바다 주의 일부 카운티(郡)에서 유곽을 허락하고 있지만 다른 모든 주는 불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전면 불법’으로 통계가 잡히는 나라는 2개 나라뿐입니다. 심지어 이슬람 국가인 터키도 국가의 통제 아래 유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합법’은 25개국, 합법은 아니지만 정부가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는 ‘비범죄’ 4개국을 포함해서 ‘제한적 합법’이 7개국, 불법은 2개국입니다. 인터넷 여론 조사 및 토론 사이트인 프로콘(procon.org)이 세계 100개국을 조사했더니 합법은 49개국, 불법은 39개국, 제한적 합법은 12개국이었습니다. 네 가지의 경계에 있는 나라도 있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불법 국가에서도 ‘목숨을 걸고’ 성매매가 이뤄집니다.

 






 대표적 성매매 합법국가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입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특정한 나이 이상의 성매매만 허용하며 성 근로자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정기검진, 사회보험 등도 해당합니다.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에선 집창촌을 허용하자 마약, 인신매매, 성폭행,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44% 줄어들었고, 80만 달러의 세금을 더 걷어 들였으며, 종사자의 대우도 개선됐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영국, 스페인, 폴란드, 멕시코, 뉴질랜드 등은 합법은 아니지만 단속도 안하는 ‘비범죄국’으로 분류됩니다.

 



 



불법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 동구권, 아프리카 국가가 해당합니다. 미국은 네바다 주 일부 카운티에서 엄격한 관리 아래 유곽을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는 불법입니다. 호주도 빅토리아 주 외에는 불법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예멘 등은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요즘 주목 받고 있는 곳은 제한적 합법인데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이 해당합니다. 성 근로자는 처벌하지 않고 성구매자만 처벌합니다. 아차! 프랑스도 지난해 격렬한 반대 속에서 합류했지요?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성매매 정책이 다른 것은 그만큼 문제가 복잡하다는 것이겠죠? 2016년 3월 헌법재판소가 ‘성매매 특별법’ 합헌 판결을 내릴 때에도 재판관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의 두 가지를 아우르는 것인데 당시에는 뒤의 법의 성매매 대상자 처벌 조항인 21조 1항만 심리해서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

 





다수 의견은 “성매매 근절로 확립하려는 사회 전반의 건전한 성 풍속과 성도덕이라는 공익적 가치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견줘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면서 “성을 판매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사회의 문화적 구조와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라고 합헌 이유를 밝혔습니다.

 





강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조용호 재판관은 “성매매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며 전부 위헌 의견을 냈지요. 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만을 처벌해 가진 자들의 값비싼 성매매, 축첩행위나 외국인 상대의 현지처 계약 또는 스폰서 계약 등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불특정의 소시민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만을 처벌하고 사회적 망신을 주는 결과를 초래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성판매 여성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성매매 자체의 근절에 효과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성판매 여성에 대한 사회구조적 억압과 차별, 착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재판관은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성인식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성매매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반증이겠지요?







성매매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하지요? 어느 나라에서도 성매매는 있었고, 많은 나라에서 골칫거리입니다. 성도덕을 중시하는 유교의 시조인 공자도 성매매로 태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공자가 야합소생으로 태어났다고 기록돼 있지요. 60대의 늙은 군인인 숙량흘(叔梁紇)과 10대의 안징재(顔徵在)가 야합(野合)한 결과라는 것인데, 야합은 비정상적 성관계를 뜻하는 말로 주로 쓰였습니다. 공자는 어릴 적 제기(祭器)를 갖고 놀았다고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안징재가 무당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유학자도 있지요. 역사학자들은 고대엔 무당이 성매매의 당사자라는 데 대체로 동의합니다. 성매매가 절대적 악이 아니고, 공자는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성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도 성매매가 빠질 수는 없겠지요? 중국 기록에 따르면 부여가 사창(私娼)을 인정했고, 고구려는 성 개발 풍조가 강해서 유녀(遊女)라는 직업이 성매매를 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 역사에서는 기생뿐 아니라 색주가(젊은 여자를 두고 술과 함께 몸을 팔게 하는 집. 또는 그곳에서 몸을 파는 여자), 화랑유녀(술과 함께 몸을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기생, 색주가 따위의 여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사당패, 들병이(주막에서 동이 술을 떼어다 길손들이 많은 길목에서 낱잔으로 팔면서 추파를 던지다가 몸을 파는 여성), 통지기(반찬을 만드는 일을 맡아 하던 하녀가 밥통을 들고 거리에 서 있으면 한량패들이 수작을 걸어 쉽게 오입을 할 수 있었음) 등 다양한 성매매 직업이 등장합니다.

 




 

조선시대 일본인들의 거주 지역이었던 왜관에서도 암암리에 성매매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1687년 숙종 때 이명헌은 처와 딸, 여동생을 남장시켜 왜관으로 보내 3년 동안 성매매를 한 죄로 극형을 당했습니다. 2년 뒤 일본인과 성매매를 했던 여성 5명이 목이 잘린 기록도 있습니다. 1902년 부산 완월동에 일본 공창이 만들어지고 일본인과 조선인 등이 함께 성매매를 했고 이 사창가는 지금까지 흔적이 있지요. 일제점령기에 공창에서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졌고 해방 이후에도 윤락행위 방지법이 생겼지만 ‘특별한 이유’로 특정지역의 성매매가 방조됐습니다. 특히 미군 기지의 성매매를 담당한 성 근로자는 양공주, 양갈보라는 멸시 속에서 외화벌이의 주역 역할을 했죠.






사진출처 조선일보


매매춘 문제가 뜨거워진 것은 2000년 우리나라 첫 여성 총경인, 서울 종암경찰서의 김강자 서장이 우리나라 사창가의 대표선수 격이었던 ‘미아리 텍사스촌’을 단속하면서입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는 ‘성매매 특별법’을 제정해서 단속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2008년 이중구 동대문서장이 장안동 퇴폐 마사지 업체를 대상으로 ‘제2차 성매매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고, 주택가와 도심으로 침투하는 ‘풍선효과’가 생겼습니다.

 

 





이미지 출처 Jtbc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는 요즘엔 ‘성매매 특별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락녀의 현실을 체험한 뒤 생각이 바뀐 것이지요. 일반인의 오해와 달리 그가 성매매의 전면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생계형 성 매도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은 과합니다. 장애인을 비롯한 성소수자에게는 욕구 해소기회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고급 룸살롱이나 호텔형 마사지 업체 등서 유흥과 사치가 맞물린 성매매는 단속해야 합니다.”

 






‘성매매와의 전쟁’ 이후 집창촌은 파편화돼 번져갔고 키스방, 포옹방, 귀청소방 등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 업체들이 생겨났습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성매매 권유가 넘치고 넘칩니다. 성매매 현황에 대한 신뢰할만한 통계도 부족합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매매 비용이 2007년 기준으로 14조원이고 GDP의 1.6%에 해당한다고 하지만, 근거에 대해선 논란 중입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성매매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가짜 응답’을 가려내지 못하는 설문통계여서 신뢰받지 못하고 있지요. 국제 지역정보 사이트인 월드아틀라스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성매매 지출 규모가 29만원으로 스페인(65만원), 스웨덴(51만원)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습니다. 영국의 메트로 신문은 “성매매가 불법인 한국이 각종 통계에서 10위 이내에 오른 것은 눈여겨볼만한 일”이라고 지적했지요.

 





대한민국 성매매 여성의 해외 진출은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2013년 보도처럼 미국, 일본, 유럽, 호주 등에서는 한국을 ‘대표적 성매매 수출국가’로 분류합니다. 외국 언론에 한국인 성매매조직을 검거한 기사가 나서 동포들의 낯을 뜨겁게 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일본에서는 20대 여성의 비자 여건이 까다로워지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유사성행위는 합법이지만 삽입성교는 불법입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이 동남아로 원정 매춘을 가서 속인주의(屬人主義) 원리에 따라 귀국 후 형사 처벌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밝히는 민족인가요, 아니면 비현실적 규제가 일탈을 낳는 걸까요?


 




최근 변종 성매매라고 할 수 있는 ‘스폰서 문화’의 확산도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여성의 성과 남성의 재력이 교환되는 것이지요. 대한성학회의 한 임원은 “재력이 있는 남자는 몇 명을 스폰서하면서 섹스를 즐기고, 미모에 자신이 있는 여성 또한 몇 명을 상대하면서 삶을 즐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신에 가난하거나 잘 생기지 못하거나, 둘 다인 소심한 사람들은 평생 한 번도 성관계를 갖지 못하는 성의 불평등이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성인 인구의 1/4이 평생 한 번도 성관계를 갖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섹스 경험이 30% 이상 줄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지요.




성매매는 난제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찬성 쪽은 범죄 감소, 공공보건의 이점, 증세, 가난 해결, 성 근로자들의 안전성을 위해 성매매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성매매는 인간의 선택권이라는 주장이지요. 반대쪽은 오히려 성병이 확산되고, 국제적 인신매매가 횡행해지며 무엇보다 성을 사고파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성매매에 대한 시각이 다양합니다. 위의 표는 조국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서울대 법대 교수 재직 때 정리한 것인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디에 속하나요?







성매매의 영역이 합법과 불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2년 새 두 사례에서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성매매 합법에서 성매수자 처벌 국가로 돌아섰습니다. 성 매수자는 적발되면 첫 회 1500유로, 두 번째 3500유로의 벌금을 내지만 성 매도자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이유가 의미심장합니다. 프랑스에선 매춘여성의 90%가 외국인인데 유럽에서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매춘여성 노동조합인 STRASS는 “성매매 여성이 좀 더 음성적으로 활동하면서 건강과 안전에서 위험해진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1947년 매매춘을 금지한 뒤 화대가 올라가고 성병이 크게 늘었다는 근거를 대면서 말입니다. 또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성매매를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고 성매매를 규제하는 법을 폐지하도록 각국 정부에 촉구하는 정책을 채택해서 많은 여권론자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습니다. 엠네스티는 성 근로자의 인권을 고려해서 합법화 대신 비 범죄화를 권고하며 다양한 보완장치를 붙였지만 비난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성매매에 대한 절대적인 답은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 전문가나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소수 권력자들이 성매매 규정을 정해서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두 가지 극단 사이에 다른 방법은 없는지 원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매매의 범위가 장애인을 포함해서 모든 남녀에게 해당하는지, 모든 유사성행위를 포함하는 것이 합당한지 등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간통법이 사라진 지금 ‘스폰서 문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 원하지 않는 섹스리스 성인의 구제책에 대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하겠지요. 국민의 행복에 가장 바람직한 것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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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이런 게 기사다. 우와, 정말 균형감 있게 잘 정리했네
  • 교과서보다 더 훌륭하네요. 저는 제한적 합법화에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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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르노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성매매=처벌', 고칠 수 없는 정답인가?

3. 성범죄자 솜방망이 처벌, 합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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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년기는 여성의 몫? “남성호르몬 부족은 병적 상황”

    중년은 몸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시기이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40, 50대 뿐 아니라 60대 초반까지 중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성인병, 암이 가장 많이 생기는 연령대이기도 해 건강 상의 위기를 겪는 사람이 많다. 특히 여성은 폐경을 겪는 시기이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비만, 골다공증,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남성도 중년에 접어들면 신체의 변화를 겪지만 여성처럼 겉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몸의 변화를 실감하면서도 속으로만 끙끙 앓는 사람이 많아 신체적, 정서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중년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한다. 남성도 갱년기를 심하게 겪을 수 있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 난소가 노화하면서 배란과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주로 50세 전후로 나타나는 폐경기로, 안면홍조와 함께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장애, 불면증이 주요 증상이다. 중년은 부부생활의 위기도 닥칠 수 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부족으로 질 건조 또는 질 위축증이 나타나 잠자리를 피하게 된다. 남성도 고환의 퇴화로 남성호르몬이 감소해 성욕이 감퇴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고환에서 생산돼 남성다움과 성생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중년에 접어들면 급속히 위축된다. 건강한 남성이라도 50세가 넘으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저하되면서 근골격과 골대사 능력, 인지기능의 저하도 경험한다. 고혈압 등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 뿐 아니라 쉽게 짜증이 나고 우울감에 빠지는 등 젊을 때와는 다른 감정 반응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석영 교수(비뇨의학과)는 “남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신체 변화는 무시해도 되는 문제가 아닌 병적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남성 갱년기 증상으로는 성욕저하, 기억력 저하, 수면장애, 하복부 비만, 체모의 감소, 골밀도 감소, 감정기복 등이 있지만 다른 질환 등과 감별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갱년기 증상은 운동이나 활동량이 적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근육의 면적이 늘어나면 혈류량이 증가해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호르몬 분비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음주나 흡연, 운동부족 등 남성호르몬 감소를 촉진하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갱년기 증상이 심해진다. 문제는 여성과 달리 남성 갱년기는 본인이 알아채기 쉽지 않고, 인식을 해도 주위에 내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성은 갱년기가 오면 본인이 주위에 쉽게 알리고 가족의 협조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남성은 혼자서만 끙끙 앓으면서 병을 키우게 된다. 성욕이 저하되고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감소도 나타나는데, 부부의 대화마저 단절되면 불화로 이어져 집안 분위기도 가라앉게 된다. 자녀들이 부모의 갱년기로 인한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중년 남녀는 서로 부부생활을 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게 좋다. 갱년기 증상임을 알게 되면 공통의 주제로 밀도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따뜻한 말을 서로 건네고 산책이나 영화감상 등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게 좋다. 발뒤꿈치를 들고 내리는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자주 이용해 허벅지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헬스클럽에서 본격적인 근력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걷는 시간을 늘리고 시간 날 때 마다 팔굽혀펴기, 아령 들기만 해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아연 성분이 많은 굴, 게, 새우와 같은 해산물, 콩, 깨, 호박씨 등을 자주 먹는 게 좋다. 아연 외에도 마늘, 부추, 토마토, 브로콜리, 견과류 등도 남성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갱년기를 잘 넘기지 않으면 중년 이후 건강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면서 “올바른 생활습관, 운동, 정기적인 성생활, 충분한 수면과 휴식 등이 남성호르몬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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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은 없다” 성 전문가들이 공개한 성기 형태별 ‘섹스 팁’

    사람의 성기는 눈송이처럼 제각기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더 나은 성생활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표준’에 집착하기보다 파트너의 구체적인 신체 유형에 맞춰 기술과 포지션을 조정할 때 만족도가 극대화된다고 입을 모은다. 9일(현지 시각) 건강 전문 매체 우먼스헬스는 비뇨기과 전문의 조슈아 곤잘레스(Joshua Gonzalez) 박사와 성 교육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21가지 성기 유형과 그에 따른 실전 팁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기의 형태에 따라 삽입 시 느끼는 압박감과 자극 지점이 달라지므로 이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입구는 좁고 기둥으로 갈수록 굵어지는 형태는 삽입 초기에는 수월하지만 깊어질수록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다리를 최대한 넓게 벌릴 수 있는 선교사 자세가 권장되며 충분한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대로 끝부분이 굵은 형태는 삽입 시 질 벽을 확장하며 강한 자극을 주기에 적합하다. 성기의 곡률(휨 정도) 또한 중요한 변수다. 위로 휜 경우 여성 상위 자세를 취하면 앞쪽 벽에 위치한 G스팟을 자극하기 수월해진다. 반면 아래로 휜 경우라면 전립선 자극에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후천적으로 휨 정도가 심해지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페이로니 병(Peyronie's Disease)’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두께와 길이 등 크기에 따른 접근법도 세분화된다. 성기가 얇은 편이라면 뒤에서 안는 스푼 자세를 통해 밀착감을 높이는 것이 좋고, 길이가 짧은 경우에는 골반을 서로 강하게 밀착시키는 기술을 활용해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크기가 매우 큰 경우에는 한 번에 삽입하기보다 충분한 전희를 통해 긴장을 풀고, 깊이 조절이 용이한 자세를 선택해 통증을 방지해야 한다. 포경 여부와 표면 질감에 따른 배려도 요구된다. 포경하지 않은 경우 귀두 부위가 매우 민감할 수 있으므로 부드럽게 시작해야 하며 위생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혈관이 두드러진 성기는 질 입구의 신경 말단에 독특한 쾌감을 줄 수 있는데, 이때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세가 추천된다. 마지막으로 건강상의 위험 신호인 ‘레드 플래그’를 구분하는 법도 소개됐다. 성기에 이전에 없던 혹, 발진, 변색 또는 양배추 모양의 돌기가 나타난다면 성병이나 드문 확률로 성기암의 징후일 수 있다. 특히 포경하지 않은 경우 피부 아래에 박테리아가 남기 쉬우므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 테라피스트 홀리 리치먼드 박사는 “어떤 모양이든 파트너와 무엇이 기분 좋은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이 최고의 성생활을 만든다”며, 신체적 차이를 장애물이 아닌 새로운 탐험의 기회로 삼는 태도가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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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위하면 면역력 높아질까…전문가들이 본 ‘진짜 효과’

    자위행위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까. 일부 연구에서는 오르가슴 직후 특정 면역세포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지만 이를 장기적인 면역력 강화나 질병 예방 효과로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5일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자위행위와 면역 체계의 연관성을 직접 살펴본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관련 연구는 거의 없어 현재까지 나온 결과만으로 자위행위가 면역 기능을 높이거나 떨어뜨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연구는 2004년 학술지 ‘뉴로이뮤노모듈레이션’에 실렸다. 연구진은 남성 자원자 11명을 대상으로 오르가슴에 이를 때까지 자위를 하도록 한 뒤 오르가슴 전과 이후 5분, 45분 시점의 혈액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자위행위 이후 백혈구와 자연 살해 세포인 NK세포 등 일부 면역 체계 구성 요소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면역세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면역력 향상으로 곧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재그디시 쿠브찬다니 뉴멕시코 주립대학교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우선 11명이라는 표본 크기는 자위행위가 면역 기능에 이롭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대상자를 반복 실험하지 않았고, 건강한 자원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령대나 질환 이력이 다른 집단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자위행위가 면역 보호 분자의 급증을 유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와 함께 나타나는 스트레스 감소 효과 때문인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역 지표의 일시적인 변화가 장기적인 면역력 강화나 질병 예방으로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브찬다니 교수는 면역 관련 수치가 잠시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감염병 예방 효과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여기에 사정 빈도와 전립선암 위험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도 있다. 2016년 ‘유러피언 유롤로지’에 실린 연구는 남성 3만1925명의 자가 보고 자료를 18년간 분석한 결과 사정 빈도가 높은 경우 전립선암 위험이 낮은 것과 유익한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연구 역시 한계를 인정했다. 자가 보고 방식에 따른 데이터 정확성 문제와 성 활동과 전립선암 발생 원인 사이의 관계가 기존 연구에서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더 부족하다. 2014년 ‘성의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남녀 참가자의 성 활동과 면역 반응의 관계를 분석했지만 자위행위 빈도와 면역 지표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자위행위가 면역 체계보다 스트레스 완화와 기분 개선 등 다른 측면에서 더 분명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성 건강과 전인적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제리 베일리 박사는 “오르가슴 도중과 이후 각성 상태 증가와 호르몬 분비가 면역 세포와 호르몬을 활성화한다”며 “이 효과는 오르가슴 후 최대 24시간 지속될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점은 오르가슴 후 60분 이내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쿠브찬다니 교수는 “자위행위는 장기적이거나 지속적인 면역력 형성에 기여하지 않는다”면서도 “숙면 도움, 스트레스 해소, 기분 향상 등의 다른 이점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나온 연구만으로는 자위행위가 면역력을 장기간 높인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연구의 표본 규모가 작고 남성 중심으로 진행된 데다 확인된 면역 변화도 일시적인 수준에 그친 만큼 면역 강화 효과보다는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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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이 야동 중독 가능성 더 크다? 이유는?

    영국의 한 TV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여성 엠마 터너(24)는 심각한 포르노 중독자다. 그녀는 15세 때 처음 포르노를 접한 이후 점점 빠져들었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중독성이 심해져 하루 2~3회 포르노를 시청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포르노 사이트 이용자의 대부분이 남성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르노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약 3분의 1이 여성이다. 또 그들 중 일부는 엠마 터너의 사례처럼 포르노 시청을 끊지 못할 정도로 중독이 된다. 이와 관련, 책 ‘포르노가 뇌에 미치는 영향’(Your Brain On Porn)의 저자인 개리 윌슨은 “포르노의 강한 자극은 남녀를 불문하고 두뇌의 보상체계를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포르노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면 기분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 아편과 비슷한 오이오피드 등의 분비량이 늘어나 포르노 중독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윌슨이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포르노 중독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낀 뒤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불응기)이 남성처럼 길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포르노 탐닉’(porn binges)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포르노 시청 후 갖는 느낌의 측면에서, 남녀가 포르노를 이용하는 방법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회복지사이기도 한 카린 쿠크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고작 포르노와 싸우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엠마와 같은 젊은 여성들을 위해 ‘위험한 정직성 : 포르노의 파괴력을 벗어난 여성들의 이야기’(Dangerous Honesty: Stories Of Women Who Have Escaped The Destructive Power Of Pornography)라는 책을 썼다. 카린에 따르면 포르노는 고독감과 대화 상대가 없다는 느낌을 파고들어, 여성들을 포르노의 굴레 안에 여성들을 가둔다. 포르노는 끊임없는 두려움으로 시달리는 여성들의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포르노를 시청한 뒤에도 그런 고독감·두려움 등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여성들은 수치심과 죄책감·불안감만 느끼며, 또다시 포르노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성심리 상담사인 크리스탈 우드브릿지는 포르노를 적절히,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이용할 경우 일부 여성들에게는 파트너와의 친밀감 강화 등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등한 파트너와 안전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는 포르노가 파괴적이고 위험할 수 있다. 또 젊은 여성들이 포르노에서 본 성행위를 무작정 따라하게 할 수도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작위로 선정한 포르노 장면 304개 가운데 약 90%가 엉덩이 때리기· 재갈 물리기· 뺨 때리기 등 육체적 폭력에 관한 것이었다. 또 약 50%는 욕설 등 언어적 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스웨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세 청소년의 약 3분의 1이 포르노 웹사이트를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 43%는 자신들이 본 성행동의 모방에 대한 환상을 갖고, 약 39%는 그런 성행동을 시도하려고 애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키스 등 부드러운 제스처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거친 성행동이 실제 성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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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정치인 "월드컵 기간 외국 축구팬과 성관계 삼가야"

    러시아의 한 여성 정치인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 축구팬들과 성관계 등 애정행각을 벌이지 말 것을 자국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타마라 플레티노바 러시아 하원 의원(가족·여성·아동위원장)은 월드컵 대회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 축구팬들과의 성관계는 편부모 가정 문제를 빚을 수 있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고바리트 모스크바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다. 올해 70세인 그녀는 러시아 여성들이 외국 축구팬과 애정행각을 벌일 경우,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이 끝난 뒤처럼 고통 받는 아이들이 또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자신의 발언이 민족주의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아이들은 같은 민족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자녀를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돔의 이용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HIV 감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신규 HIV 감염 사례의 50% 이상은 이성 간 성관계를 통해 발생한다. 일부 예측에 따르면 약 100만 명의 축구 팬이 러시아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 티켓은 200만 장 이상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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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호르몬인 줄 알았는데"... 옥시토신의 반전

    흔히 '사랑 호르몬' 혹은 '포옹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 엄마와 아기 사이, 그리고 연인 사이의 애착을 만들어 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은 이 호르몬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로는 전혀 다정하지 않은 쪽으로도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심리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가 그간의 연구를 정리했다. 옥시토신이라는 이름은 '빠른 출산'이라는 뜻에 가깝다. 처음 발견될 때부터 분만 중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수유 때 젖이 도는 '사출 반사'도 옥시토신의 작용이다. 다만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피부가 맞닿는 접촉은 엄마와 아기 양쪽 모두에서 옥시토신을 분비시키고, 안정감과 친밀감을 키우며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춘다. 진화는 기존의 장치를 새 용도로 바꿔 쓰는 데 능하다. 아기의 생존을 돕던 애착 시스템이 성인의 짝 결합(pair bonding)을 돕는 쪽으로 재활용됐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일부일처를 이루는 종에서는 보상·쾌감·성 활동과 관련된 뇌 영역에 옥시토신 수용체가 촘촘히 분포한다. 성관계 중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함께 분비되면서 특정 상대가 강력한 보상과 연결되고, 그렇게 짝에 대한 애착이 깊어진다. 이 과정을 밝혀 준 뜻밖의 주인공이 '프레리들쥐'다. 이 작은 포유류는 짝짓기 때 분비된 옥시토신으로 상대를 평생의 애착 대상으로 각인하는데, 그 유대는 번식기가 지나도, 심지어 한쪽이 죽은 뒤에도 이어진다. 사람도 낭만적 끌림을 강렬한 보상과 연결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한 사람에게 집착에 가깝게 빠져드는 '리머런스(limerence)'가 그 극단적 예다. 반전은 옥시토신을 코 스프레이 형태로 투여해 행동 변화를 직접 측정하면서 드러났다. 옥시토신은 낯선 사람 사이의 신뢰를 높이고 협력을 끌어낸다. 그런데 동시에 내집단에 대한 충성과 결속을 강화하고, 사회적 배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며, 권위자의 의견을 더 쉽게 믿게 만들기도 한다. 다정한 유대를 넘어, 편가르기와 편애로 이어질 수 있는 양면성이다. 연구자들은 옥시토신이 단순히 포근한 기분을 만드는 물질이 아니라, 기회와 위험이 섞인 사회적 신호에 주의를 돌리게 하는 '사회적 현저성(social salience)'의 신호라고 본다. 치료제로서의 기대는 한풀 꺾였다. 옥시토신은 애착과의 관련 때문에 자폐 스펙트럼, 산후우울, 조현병 치료제로 시험됐지만, 산후우울에 대한 비강 투여는 효과가 약하고 엇갈렸다. 연애·애착을 북돋우는 효과 역시 제한적이고 불분명했다. 옥시토신이 특정 신경세포를 직접 켜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이끄는 핵심 신경전달물질들의 신호를 억제하거나 증폭하는 '조율' 장치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복잡성을 보여주듯 2023년의 한 연구(Berendzen 등)는 프레리들쥐에서 옥시토신 수용체 유전자를 지워도 짝 결합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해 예상을 뒤집었다. 발달 과정에서 다른 조절 시스템이 그 빈자리를 메워 유대 형성을 되살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옥시토신 연구는 손쉬운 치료제 대신, 이 호르몬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남겼다. '사랑 호르몬'이라는 별명이 담지 못한, 훨씬 정교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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