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솜방망이 처벌, 합당한가?

사진=YTN 뉴스


2009년 대한민국 국민은 ‘악마’를 보았습니다. 조두순! 57세의 나이에 아침에 등교하던 8살배기 나영이(가명)를 끔찍하게 능욕했던 그 악귀가 3년 2개월 뒤 교도소 문을 나섭니다. 1심에서는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12년형으로 감형됐습니다. 나이가 많고 술을 먹은 상태, 즉 심신 미약이라는 점이 참작됐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사형이나 종신형에 처해졌을 텐데…. 교도소에선 반성은커녕 일본 성인만화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범 위험이 크지만, 악마가 세상에 나올 일이 멀지 않았습니다.

 




사진=KBS 뉴스


나영이는 악귀 탓에 지옥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왔지만, 고3인 지금도 고통 속에 있습니다. 얼굴, 내장, 골반이 손상됐기 때문에 5차례 대수술을 받고 3년 동안 심신의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도 몸이 온전하지 않습니다. 한 시간마다 한두 번 화장실에 가야하고, 수시로 샤워를 해야 합니다. 치료기간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기 때문에 성적도 떨어졌지만, 나영이는 자신과 같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의대에 가려고 밤새워 공부합니다. 부모는 나영이가 꿈을 못 이뤄 상처받을까봐 두렵고, 악마가 나영이 앞에 불쑥 나타날까봐 무섭습니다.

 




조두순 사건은 2008년 12월 일어났지만, 이듬해 9월 방송에서 전자 팔찌 착용사례로 소개되면서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그냥 묻혔을지도 모를 사건이었지만, ‘나영이법’을 만들고, 양형기준을 강화해 어린이 성폭력범에 대한 처벌 강화로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당 박지원 의원실에서 지난 5년간 13살 미만 대상 성범죄자의 재판 결과를 분석했더니 41%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44.6%, 올 상반기에는 45.5%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왜 대한민국은 악마들의 천국일까요?

 





사진=JTBC 뉴스


어린이뿐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 전남 신안군 섬마을의 여교사를 집단폭행한 학부모 3명은 1심에서 각각 18, 13, 1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10년, 8년, 7년으로 감형됐습니다. 재심 판사는 “범인들이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형을 줄인다”고 했습니다. 검찰에서 즉각 항소했지만, 대법원은 법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여부를 가리지, 형의 기간을 줄이거나 늘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떨까요? 영국은 성추행과 미성년자가 동의한 성관계인 ‘의제강간’만 집행유예를 허용하고, 미성년자를 강간했다면 무조건 무기징역입니다. 미국은 성폭행범에게 집행유예란 없으며 주에 관계없이 세 번째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면 무기징역입니다. 중국은 강간범에 대해서 총살형, 거세형 등을 내리는데 피해자가 14세 이하이면 무조건 사형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참수형, 이집트에서는 교수형에 처합니다. 프랑스에서는 고문, 잔혹행위 등이 동반된 강간은 종신형에 처합니다. 왜 우리나라 법원은 이들 나라와 달리 악마와 째마리들에게 이토록 관대한 걸까요?





첫째, 최초 양형(量刑) 기준이 너무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관련 법률에서 처벌이 강화되고,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 기준을 강화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턱없이 가볍습니다. 표는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의 13세 이상 강간범에 대한 양형 기준을 비교한 것인데, 한 눈에 봐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미성년자 성범죄와 누범 전과자의 양형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아주 낮습니다.

 





둘째,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감형을 해줍니다. 섬마을 여교사의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데 한국의 현실에서 악용되기 쉽습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면 집행유예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합의를 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2차 폭력’이 이뤄집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 보호자나 변 사람들이 합의해달라고 연락하고, 집과 회사로 찾아오기 때문에 소문이 날까봐 합의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치를 뜰지만, 가해자들은 합의서를 받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공탁제도도 감형을 가능케 합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가해자 측에서 공탁금을 법원에 납부해 자신이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감형이 이뤄집니다. 피해자가 보상을 못 받은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심지어 성폭력상담소에 기부를 하면 감형해준다고 해서 악용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초범이라서 감형해 주는 경우입니다. 이 역시 우리나라의 특수상황이 간과됐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신고율이 곧 사건 발생률은 아님을 감안할 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이 감경 요소로 평가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신진희 성폭력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의 목소리에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판사의 지나친 관대함입니다. 동의대 경찰행정학부 박쳘현 교수는 “우리나라는 양형 기준상 법관의 형량 재량이 지나치게 크고, 기준 자체도 모호하고 폭이 넓다”면서 “법관의 재량이 과도해지면 사법 부패와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학생이어서, 반성을 하고 있어서, 술에 취해서 등 온갖 이유로 감형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가해자가 ‘전관 변호사’를 고용하면 형량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에 대해서 무조건 엄벌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많은 법조인들은 우리나라 성범죄 처벌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가벼운 것은 사실일지라도 살인, 강도 등 다른 범죄에 비해서 형량이 낮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또 우리나라처럼 무고(誣告)가 빈번한 나라에서 자칫하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체로 국민 정서는 성폭행범을 보다 더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훈동 교수가 2014년 대검찰청의 연구용역으로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법원의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형량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율은 90%였습니다. 또 형벌 이외의 별도 제재가 필요하다는 비율은 무려 97%에 이르렀습니다.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이대로 둬야 할까요?

 


속삭편집팀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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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사건잇을때마다 올려서 이제는 형량이 세계2위라는 말도 잇을정도죠. 냄비근성과 여성계와 진보매체 여론전 3박자로 말이죠.
  • 여자들이랑 1:1랜덤매칭으로 노는곳 알려줌 ㅋ

    트위터나 인스타 일탈계에서 놀던애들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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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후 ‘화장실 직행’이 진짜 필요할까

    성관계 후 바로 소변을 보는 것을 단순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요로를 세척하고 세균을 배출해 요로감염을 예방하는 중요한 습관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살레나 자노티 박사는 이 행동이 요로 건강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건강전문매체 클리브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자노티 박사에 따르면 소변은 요도를 씻어내는 세정 효과가 있다. 성관계 후 소변을 보면 요도에 들어온 세균이 소변과 함께 배출되어 방광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연구에 따르면 소변을 본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요로감염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여성들이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요로감염은 여성에게 흔한 문제다. 이유는 해부학적 구조 때문이다. 여성의 요도는 짧고 항문과 가깝다. 이 때문에 세균이 쉽게 요도로 이동한다. 성관계 중의 마찰은 박테리아를 옮길 수 있다. 구강, 질, 항문을 통한 성관계 모두 위험 요인이다. 자노티 박사는 피부나 항문에서는 무해한 세균이라도 요로로 들어가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섹스 후 소변은 30분 이내에 보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세균이 방광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성의 경우 요로감염 발생률은 낮다. 요도가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변을 본다고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에게 요로감염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신장결석이나 전립선 비대증이다. 섹스 후 소변을 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임신이나 성병은 소변으로 예방되지 않는다. 임신을 피하려면 콘돔이나 피임약 같은 검증된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 임신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소변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는 질이고 요도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성병 예방을 위해서는 콘돔 사용이 필수다. 일부 사람은 섹스 후 소변을 볼 때 따갑거나 화끈거림을 느낀다. 자노티 박사는 이런 증상이 하루 이틀 내에 사라지면 단순 자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틀 이상 지속된다면 요로감염일 수 있다. 자극이 느껴질 때는 살정제가 포함된 콘돔이나 향이 있는 윤활제 사용을 피해야 한다. 아울러 무향 워터 베이스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섹스 후 소변을 보는 것은 건강한 습관이다. 요로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세균의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소변을 본 뒤에도 요로감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생활습관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나 성관계 후 올바른 위생 관리와 정확한 의료 정보가 요로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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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이 침실을 위협...‘조용한 합병증’ 성기능 장애의 실체

    전 세계적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3억 명이 넘는다. 많은 환자들이 혈당 조절에 집중하지만 그 이면에는 성기능 저하라는 민감한 문제가 숨어 있다. 당뇨병은 단순한 대사 질환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인 성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5일 미국 건강전문매체 클리브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내분비학자 쉬리샤 아바다눌라(Shirisha Avadhanula) 박사는 당뇨병은 성 반응 주기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쳐 발기 유지 곤란이나 성욕 저하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연구는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여성 환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당뇨병을 앓는 기간이 길수록 성기능 장애를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가 흔히 겪는 성 관련 증상은 다양하다. 성욕이 감소하거나 흥분이 어렵고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 윤활 부족이나 성교 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질염과 요로 감염이 반복되면 성생활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의 배경에는 여러 신체적 요인이 존재한다. 당뇨병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음경이나 질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남성의 경우 발기 유지가 어려워지고 여성은 질 건조를 경험한다. 고혈압 치료제나 항우울제 등 당뇨병과 함께 복용하는 약물도 성적 흥분이나 관심을 억제할 수 있다. 또 고혈당은 신경 손상을 초래해 음경과 클리토리스의 감각을 떨어뜨린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이 부위의 신경이 손상되면 성적 자극이 약해지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적 요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인슐린 펌프를 착용하는 환자는 외모에 대한 자의식이 높아지고 당뇨 관리에 쓰이는 시간과 에너지가 감정 건강에 부담을 준다. 우울증과 불안은 성욕을 억제하며 관련 약물은 성기능 저하를 가중시킨다. 호르몬 변화도 주요 원인이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수치의 변동은 당뇨병이나 폐경 같은 생리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성적 흥분과 윤활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비만과 수면 무호흡증 또한 당뇨병과 함께 자주 나타나는 문제로 성기능 장애를 악화시킨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성기능 장애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부끄러움이나 무관심으로 인해 증상을 의사에게 알리지 않는다. 실제로 약 80%의 환자는 의사가 먼저 성생활에 대해 물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의사는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문진과 신체검사를 실시한다. 원인이 밝혀지면 약물 조정이나 심리 치료를 포함한 맞춤형 치료가 진행된다. 아바다눌라 박사는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의료진과 소통하면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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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 물집 보고 ‘성병’ 의심한 아내…알고 봤더니

    결혼 1년 차 부부가 ‘입술 물집’을 두고 갈등을 빚은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남편의 입술에 물집이 생기자 아내가 성병을 의심하며 논쟁이 벌어졌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감염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 필요성이 제기됐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배우자의 입술에 헤르페스가 생겨 성병이 의심된다는 사연이 확산됐다. 작성자에 따르면 남편 A씨는 동성 친구들과 3박4일 일정으로 동남아를 다녀온 뒤 입술 위에 물집이 생겼다. 결혼 전부터 1형 단순포진(헤르페스)을 앓고 있던 A씨는 평소처럼 연고를 바르고 영양제를 복용했으나 아내 B씨는 “여행 중 감염된 성병이 틀림없다”며 강한 의심을 드러냈다. A씨는 “결혼 전부터 있던 증상이고 특별한 일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B씨는 “결혼 후 처음 보는 물집인데 여행 직후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성병 검사를 요구했다. 작성자는 “A씨는 과잉 반응이라 하고, B씨는 떳떳하면 검사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며 객관적 판단을 요청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서로 검사받고 오해를 푸는 게 낫다” “결혼 전 본 적 없는 증상이면 의심이 생길 수 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동남아 여행은 매춘이 흔하다는 인식이 있어 불신이 생긴 것 같다”며 현실적인 시각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입술에 물집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성병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헤르페스바이러스는 국내 14세 이상 인구의 70~80%가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다. 1형은 주로 입 주위에 생기며, 감염 경로는 가족이나 친구 간 접촉 또는 식기·수건의 공동 사용 등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이뤄진다. 반면 2형은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된다. 한편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성병이 아닌 ‘베체트병’도 있다. 베체트병은 입안 궤양과 성기 주변 궤양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 질환으로 자가면역 이상이 원인이다.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는 “베체트병은 구내염처럼 보이지만 통증이 심하고 반복적으로 생기는 특징이 있다”며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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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V는 결코 가벼운 병 아니다” 에이즈 인식 재정립 촉구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HIV/AIDS(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후천성면역결핍증)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각이 오히려 예방 의식을 약화시키고 고위험 행동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8일 한국성과학연구협회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전문의 임수현 원장은 최근 열린 월례강좌에서 ‘에이즈, 과연 만성질환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HIV 관련 최신 통계를 공개했다. 그는 HIV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못 형성되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이야말로 국민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치료기술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HIV가 여전히 높은 사망률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중증 감염질환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HIV 감염인은 약 4080만 명이며, 매년 130만 명의 신규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다. 같은 해 국내 신규 감염자는 975명으로 나타났고, 이 중 내국인의 99.8%가 성접촉을 통해 감염됐다. 특히 동성 간 성접촉이 63.7%를 차지해 특정 집단 내 감염 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임 원장은 “에이즈가 단순 성병이 아니며 결코 가벼운 질환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성질환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오히려 방심을 낳고 예방 행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위험 행동으로부터 국민을 돌이키게 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로 생존 기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정상 수명 회복’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HIV 감염인의 평균 사망 연령은 54.5세로 일반 인구 기대수명인 83.6세보다 29년 짧았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남성에서 5.6배, 여성에서 6.18배 높게 나타났다. 그는 국내에서 평균 7년에 달하는 진단 지연과 약 40% 수준의 미진단률, 평생 약물 복용 의존성, 치료 순응도 문제 등을 언급하며 “HIV를 단순히 만성질환으로 보는 인식은 임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HIV가 단순한 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전신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러스 수치가 낮아져도 체내에 남아 있는 ‘HIV 저장소’로 인해 면역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며, 그로 인한 만성 염증이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러스가 억제돼도 면역 활성화와 염증 반응은 계속된다”며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 신경인지장애, 간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에이즈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은 줄었더라도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치료제 발달로 인한 ‘공포감 감소’가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HIV를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하면서 콘돔 사용이 줄고 다수 파트너와의 관계가 늘고 있다”며 “질병의 위험성을 희석하는 것은 감염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HIV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며 ‘관리 가능하다’는 표현이 ‘안전하다’는 뜻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정보 전달과 예방 중심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위험 행동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진정한 보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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