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변기, 성병 옮길까... 전문가들이 짚은 ‘진짜 감염 경로’
“변기보다 접촉 경로가 더 중요”…성병 감염, 어디서 조심해야 하나

공중화장실 변기 시트가 찝찝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성병의 주요 감염 경로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일부 감염은 성관계가 아니어도 혈액, 체액, 오염된 물품, 피부 접촉을 통해 퍼질 수 있어 실제 위험이 있는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
7일(현지시각) 미국 건강전문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에 따르면 성매개감염(STI)이나 성병(STD)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은 변기 시트처럼 딱딱한 표면에서 오래 살아남거나 증식하기 어렵다. 특히 임질, 매독, 클라미디아 같은 세균성 성병은 인체 점막 밖에서 생존하기 힘들어 공중화장실 변기에 앉는 것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공중화장실 감염 우려는 일부 예외적 상황에서만 이론적으로 거론된다. Healthline은 축축한 변기 시트에 갓 묻은 분비물이 생식기 부위에 바로 닿는 드문 경우 트리코모나스증 전파 가능성을 언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혈액이나 정액이 묻은 변기 시트에 열린 상처가 닿으면 B형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성병은 대부분 성적 접촉 과정에서 전파된다. 피부와 피부가 닿거나 생식기 접촉, 구강과 생식기 접촉이 있을 때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헤르페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매독, 물사마귀 등은 삽입 성관계가 없어도 피부 접촉이나 분비물 접촉으로 옮을 수 있다.
바이러스성 감염은 병원체마다 경로가 다르다. HIV는 혈액, 정액, 모유 등 체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고 보호장치 없는 성관계, 주사기 공유, 오염된 수혈, 임신·출산·수유 과정에서 전파될 수 있다. B형간염도 체액을 통해 옮지만 일상적인 접촉으로 퍼지지는 않는다. HPV와 헤르페스도 변기 시트를 주요 감염 경로로 보기는 어렵다.
성관계 외 경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베러투노우(Better2Know)에 따르면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고 HIV, B형간염, C형간염, 매독은 혈액 노출로 옮을 수 있다. 면도기를 함께 쓰면 피부에 생긴 작은 상처를 통해 혈액 매개 감염 위험이 생길 수 있어 개인 위생용품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침구, 수건, 의류를 통한 감염은 대부분의 성병에서는 가능성이 낮다. 다만 사면발이와 옴 진드기는 침구, 수건, 옷에서 24∼48시간 살아남을 수 있고 물사마귀도 오염된 물품이나 표면을 통해 퍼질 수 있다. 세척하지 않은 성인용품을 함께 쓰는 경우에도 클라미디아, 임질, 트리코모나스증, HIV, B형간염, C형간염, 헤르페스, HPV 전파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성병 예방의 핵심은 실제 전파 경로를 줄이는 데 있다. 성관계 전 상대와 성 건강 상태를 이야기하고 필요하면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관계 때 콘돔 등 차단 방법을 사용하고 주사기나 면도기 같은 개인용품을 공유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성적 접촉이 걱정되거나 비정상 분비물, 성관계 통증, 독감과 비슷한 증상, 심한 통증이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공중화장실 변기 자체보다 혈액과 체액 노출, 오염된 물품 공유, 직접적인 피부 접촉처럼 실제 감염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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