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덜 하는 Z세대 성관계…정신 건강 비상?
연간 103회가 최적…젊은 세대일수록 효과 뚜렷

Z세대의 성관계 횟수가 부모 세대는 물론 조부모 세대보다도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생활 감소 현상이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구조와 연결돼 있으며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최근 국제 연구에서는 성관계 빈도가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우울증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Z세대의 낮은 성관계 빈도가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2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성인용품 브랜드 러브허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18~26세)의 연간 평균 성관계 횟수는 36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0일에 한 번꼴에 불과하며 주당 환산 시 0.7회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27~43세)는 연간 73회로 주당 1.4회에 달해 가장 활발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X세대(44~60세)는 연간 62회(주당 1.2회), 베이비붐 세대(61~79세)는 연간 47회(주당 0.9회)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Z세대는 부모 세대는 물론 조부모 세대보다도 성관계 빈도가 낮았다.
러브허니 관계자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이 늘어나면서 성관계에 제약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국의 올해 18세 대학 입학생 가운데 3분의 1이 부모 집에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2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22세 청년은 “조부모 세대는 10대 후반에 독립하며 자유를 누렸지만 지금은 집을 빌릴 경제적 여유조차 없다”며 불공평함을 호소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정신 건강 연구 결과와도 맞물린다. 중국 산터우 의과대 연구진은 미국 성인 1만4741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빈도와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우울증 진단에 활용되는 ‘환자 건강 설문지-9’와 성생활 설문조사에 응했으며 그 결과 약 7.5%가 중증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분석에서는 성관계 빈도와 정신 건강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이 드러났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맺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인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24% 낮았다. 특히 연간 103회, 즉 주당 2회 수준이 우울증을 줄이는 최적 빈도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성관계 중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평소보다 200% 이상 증가해 기분을 고양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무통 첸 박사는 “성관계는 성적 지향이나 관계 형태와 무관하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소이며 정신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과는 성관계가 단순한 신체적 행위가 아니라 정신적 안정을 위한 중요한 생활습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우울증 관리에 있어 보조적 치료법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Z세대의 낮은 성관계 빈도는 단순히 개인적 특성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조적 환경과 맞물려 있다. 청년 세대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독립하지 못하면서 성생활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정신 건강에서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자유롭게 독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며 “성생활 감소는 단순한 사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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