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엔 성관계가 답일 수 있다?

성관계가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르가슴 후 분비되는 호르몬들이 뇌를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시켜 수면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수면 습관처럼 보였던 행위가 실제 뇌파 측정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논의의 무게감이 달라지고 있다.
25일 미국 건강전문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에 따르면, 호주의 한 연구진이 건강한 20대 이성애자 커플 7쌍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성적으로 활발하며 주 2회 이상 성관계를 하는 커플이었다. 연구는 11일 동안 참가자들의 성생활과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수면 상태를 성관계가 없는 날, 자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한 날,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진 날로 나눠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수면 중 무선 뇌파 측정기를 착용하고 아침에는 수면의 질과 기분 등을 직접 기록했다.
그 결과, 성관계를 한 날 참가자들은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깨어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실제 수면 효율은 93.4%로 가장 높았다. 자위 후는 93.2% 성적 활동이 없는 날은 91.5%로 나타났다. 자각적으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파트너와 성관계를 한 다음 날 아침 참가자들은 더 의욕적이며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느꼈다.
◆ 뇌파로 확인된 효과… 성관계는 뇌도 안정시켜
성관계와 수면의 관계는 이전에도 연구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는 실제 수면 중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그 상관관계를 확인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신경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윈터 박사는 오르가슴 후 분비되는 옥시토신과 프로락틴이 수면 유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옥시토신은 뇌를 진정시키고 프로락틴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 졸음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여성 건강 전문가 제니퍼 와이더 박사는 성관계가 심리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성 전문가 제시카 오릴리 박사는 오르가슴 이후 뇌의 감정 관련 부위 활동이 줄어들면서 감정 자극이 낮아지고 뇌가 빠르게 안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은 ▲도파민 ▲엔도르핀 ▲천연 오피오이드 물질을 분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들고 통증에 대한 내성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수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뇌 건강과 정신 안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연구진은 잠들기 전 성관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뇌와 몸을 동시에 안정시켜 숙면으로 이끄는 과학적인 행위로 설명됐다는 해석이다.
에디터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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