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는 왜 자위를 다르게 받아들일까?
‘성별 차이’보다 더 큰 변수는 따로 있다 성(性)을 대하는 방식의 진짜 원인

우리의 성적 경험과 감정은 해부학적 구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통념, 그리고 개인의 경험과 심리가 남성과 여성의 성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짓는다. 생물학적 차이보다 사회화 과정이 성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건강전문매체 헬스(Health)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해부학적 차이를 갖고 있지만 성적 경험을 결정짓는 요소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다.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성적 가치관, 트라우마와 심리적 배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성적 경험에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사회가 기대하는 성 역할과 교육 방식은 성에 대한 태도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해부학적 차이보다 사회적 학습이 크다
시스젠더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나타나는 성적 차이는 주로 사회화와 문화적 학습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남성은 성적 표현이 자유롭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유도되는 반면 여성은 성을 억제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교육받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성적 태도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스젠더 남성은 성적 충동과 정복의 개념을 연결하는 경우가 많고 헌신보다는 성취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반면 여성은 성에 대한 죄책감이나 억제를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으며 성적 쾌락보다는 관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생물학적 성 차이에서 기인했다기보다 오랜 기간 이어진 성 역할 고정관념과 문화적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 성별을 넘어선 개인 경험의 영향
오르가슴을 포함한 성적 쾌감은 성별에 따른 차이보다는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약간의 경향 차이가 있을 뿐이며 본질적으로는 매우 유사한 감각으로 설명된다. 오르가슴의 느낌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만족감과 황홀감, 감정적 친밀감을 동반하는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또한 트랜스젠더나 논바이너리, 아젠더 등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 역시 성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의 성적 경험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 대부분이 시스젠더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양한 성 정체성의 성적 경험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자위에 대한 태도 또한 사회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남성에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자위가 여성에게는 금기시되며 수치심을 유발하는 요소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성별의 사람이 자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성적 자율성과 쾌감 탐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성별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와 환경
정신 건강 상태나 개인의 트라우마는 성적 경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우울, 불안, 조현병, 강박, 탈진 등은 성적 욕구를 저하시킬 수 있고 신체적 트라우마나 학대 경험은 성적 친밀감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성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문화나 종교적 배경도 성적 억제를 유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성별을 불문하고 낮은 성적 관심, 성적 만족감 저하, 오르가슴 도달의 어려움 등의 문제는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음경을 가진 사람은 사정 조절이나 발기 문제, 질을 가진 사람은 질 건조나 낮은 성적 만족감을 겪는 등 각기 다른 어려움이 있지만 이는 개인적 특성과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에디터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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