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특성 보면 애정 생활 예측할 수 있다
개인의 성격 특성으로 애정 생활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을까? 심리학의 ‘5대 성격 특성 요소’이론에 따르면 성격 특성으로 미래의 결혼 및 성관계·성공·만족도를 예측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체액의 균형, 즉 유머가 사람의 기본 성격을 결정한다고 믿었다. 그 뒤 성격을 생년월일·두개골 모양· 신체 구조와 연결시켰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는 썩 지지를 받지 못했다. 좀 더 과학적이고 탄탄한 성격 이론이 등장한 것은 1980년대였다. ‘5대 성격 특성 요소’ 접근법에 의하면 인간의 성격은 다섯 가지의 기본 특성으로 구성되며, 그 각각은 서로의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우리는 이 개인의 다섯 가지 성격 특성의 혼합을 통해, 서로 다른 시간과 상황 속에서 향후 어떤 사람의 전형적인 행동을 예측한다.
성격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역사적·문화적·상황적 환경 등도 운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성격은 개인의 직업 선택·건강 상태·생활습관 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주요 5대 성격 특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신경성(Neuroticism) - 불안감·변덕스러운 성격 vs 정서적 안정성·자신감
2. 성실성(Conscientiousness) - 끈기·책임감 vs 나약함·게으름
3. 친화성(Agreeableness) - 친밀감·공감 vs 적대감·오만함
4.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 창의력·호기심 vs 편협성·엄격성
5. 외향성(Extroversion) - 자기 주장·재촉하는 성격 vs 내향성·수줍음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5대 성격 특성 요소가 부부관계·성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1. 신경성
미국 미시간대 연구 결과(1987년)에 따르면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결혼 만족도가 낮고, 이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사람은 특히 이혼 후 회복력도 약하다.
신경질적인 사람은 또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확률이 높아 부부 관계를 해칠 수 있다. 플로리다주립대 연구 결과(2008년)를 보면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부부관계 및 성관계의 만족도가 낮다.
2. 성실성과 친화성
영국·호주·독일 커플 2만 쌍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2010년)에 의하면 성실성과 친화성이 결혼 만족도를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2개국 1만 6천명에게 설문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실성과 친화성이 낮은 사람들은 불륜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켄터키대 연구 결과(2000년)에 의하면 친화성이 낮은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의 성관계,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채 하는 무방비 성관계, 많은 사람과의 무분별한 성관계 등 3가지 위험한 성관계를 할 확률이 높다.
3. 경험에 대한 개방성
호주의 연구 결과(2010년)에 따르면 낮은 신경성·높은 성실성·높은 친화성·높은 외향성 등 4가지 성격 특성을 지닌 사람들의 관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립대가 최근 신혼부부 278쌍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아내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친화성의 점수가 높은 경우 성관계 횟수가 더 많았다. 하지만 남편의 성격은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성은 결혼 후 성관계에서 ‘게이트 키퍼’(gatekeeper) 역할을 한다.
4. 외향성
외향성은 양날의 칼과 같다. 외향적인 성격은 애정·성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더 강하고, 카리스마도 더 강하다. 또 관계를 더 많이 모색하고, 사람들을 다루는 데 더 능숙하고, 성과 관련한 조정 능력이 더 뛰어나다. 반면 외향성이 높으면 도전적인 측면 때문에 오히려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외향성이 높고 성실성이 낮은 남성들의 경우, 결혼 후 아내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각별히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일부의 믿음과는 달리, 커플은 나이가 듦에 따라 성격이 비슷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은 여러 측면에서 자신을 닮은 사람을 파트너로 고르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선택 결혼’(assortative mating, 동류 교배)이라는 현상이다. 유유상종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육 수준·재산 수준이 높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파트너로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성격이 비슷하면 결혼 생활이 더 행복해진다고 예측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아닐 것’(Probably not)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도 엇갈린다. 종전에는 성격의 유사성과 생활 만족도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커플 1,600쌍 이상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스위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격의 유사성과 생활 만족도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2007년)에 의하면 5대 성격 특성 요소의 유사성은 젊은 부부들의 경우 높은 관계 만족도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이가 든 부부들의 경우 성격의 유사성은 관계 만족도를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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