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대한 적당한 두려움…관계 강화에 도움(연구)
세상의 숱한 이별 사례 가운데 일부는 실연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너무 강해 일어난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의 두려움은 연인 또는 부부 관계의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 산 라파엘레 대학교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이탈리아 남녀 104명을 대상으로 연인 또는 부부 관계의 종말, 즉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연구했다.
조사 참가자들은 평균 약 2년 동안 관계를 유지해온 사람들이었다. 그들 5명 중 1명 꼴은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었으며, 약 8%는 동거 중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파트너에 대한 감정·헌신성과 관계 만족도 등을 질문했다. 또 이들의 관계가 종말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처럼 조작했다. 그 결과 이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연구팀은 조작 전후의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별에 대한 적당한 두려움은 파트너에 대한 헌신성과 좋은 감정을 높여,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별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 헌신성을 약화하고 거리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위기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귀세페 판탈레오 산 라파엘로대 교수는 “관계가 끝날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 역설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관계 종말의 위험이 일정 수준까지 높아질수록, 파트너에 대한 헌신성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험이 일정 수준을 넘어 너무 강하게 느껴지면, 스스로 파트너와 거리감을 둔다. 조만간 끝날지도 모르는 관계에 더 이상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별의 위험이 어느 정도까지 높아질 때 파트너에 대한 헌신성도 높아지는 것은 ‘감정의 강도 이론’으로 뒷받침될 수 있다. 이 이론은 고인이 된 사회심리학자 잭 W 브렘이 주창했다.
이에 따르면, 연인에 대한 애정에 걸림돌이 생기면, 관계 종말의 관점에서 제기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연인에 대한 감정이 강해진다.
이 연구 결과는 ‘동기와 감정’저널(the journal Motivation and Emotion)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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