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자위하는 여자는 나 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Q.) 전 평범한 20대 여자입니다. 메일 드린 건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와 친구들 포함해서 4명 중에 자위하는 여자가 나뿐인 거예요. 전 어려서부터 자위를 했고 한때는 자위를 좋아하는 게 병은 아닌가 싶어서 치아님께 메일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다 지운다고 하시니 물론 기억은 못하시겠지만요. 답장에 치아님이 너무 자연스러운 거라고 해주셔서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릅니다. 이후로 종종 자위하면서 성욕을 달래곤 했습니다.

 

자꾸 말이 새는 거 같은데, 제 질문은, 얼마나 많은 여자가 자위하는지 궁금합니다. 내 친구들만 생각하면 25%라는 건데, 정말 이거밖에 안 되나요? 그럼 자위하는 게 정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또 겁이 덜컥 나는 거 있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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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대학교수였던 킨제이 교수는 1953년에 ‘여성의 성적행동’이라는 보고서를 출간합니다. 미 전역의 5천 명이 넘는 여성을 면접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그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미국 여성의 60%는 자위행위를 즐겼습니다. 흔히 미국이라고 하면 ‘자유’를 떠올리게 되어 “왠지 그럴 것 같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67년 전이라는 걸 고려하면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2017년 일본 성인용품 브랜드인 텐가코리아가 대한민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는, 대한민국 여성의 70%는 자위 경험이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물론 ‘해본 적이 있는’ 즉, ‘경험’에 관한 질문이기에, 평소에도 꾸준히 자위를 즐기는 여성의 수치는 이보다 적을 수 있지만, 아무리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50% 이상은 될 것입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은 ‘자위’에 관한 이야기를 (비록 상대가 같은 여성이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 아직, ‘자위를 즐기는 여성은 성욕이 과도한 여성일 테니, 이런 여성은 도덕적인 자제력이 약해 많은 남자와 난잡하게 섹스하는 여성일 것이다.’라는 성에 관한 왜곡된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굳이 나서서 타인의 구설에 오를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자위에 관한 커밍아웃을 방해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더 많이, 더 자주 표현하는 만큼 더 행복하게 즐길 수 있다.’라는 섹스의 원칙을 생각해보면 이 편견은 여성들이 먼저 앞장서서 반드시 박살 내셔야 합니다. 그렇게 이 사회 전체의 편견이 박살 나게 되면, 대한민국의 남성과 여성 모두는 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의 상식에서 자위는, ‘자연스럽고, 일상에 즐거움을 주며, 자기 몸을 알아가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건강과 행복한 성생활에도 필수적이고 도움이 되는 행위’로 자리매김해가는 중이니 이런 편견이 깨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연 주신 분의 용기 있는 커밍아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모임에서 사연 주신 분이, 떳떳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위 경험을 이야기하는 멋진 모습을 보고 자극받은 친구분 중 일부는, 어쩌면 다른 자리에서 자신의 자위 생활을 떳떳하게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더 발전해가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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