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의 역사, 암스테르담 홍등가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한 번쯤 구경하는 홍등가! 이곳에선 매춘업이 합법으로, 성 노동자들도 세금을 납부합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19금 비하인드 역사를 알아봅니다.
네덜란드는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수도 암스테르담 중앙역 부근엔 영어로 레드 라이트 디스트릭트(Red Light District), 약칭 ‘RLD’ 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홍등가가 존재합니다. 네덜란드어로는 ‘더 발런’(De Wallen)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붉은 등을 켜놓고 성매매 영업을 하는 수백 개의 자그마한 원룸 아파트들이 즐비합니다. 저녁이 되면 건물들 창문에 빨간 불빛이 켜지고, 빨간 불빛 아래 유리 창문 안에서 신체 중요 부위만 겨우 가린 여자들이 요염한 자세로 서 있습니다. 그 광경을 처음 목격한 관광객들은 너무 놀라 시선을 어디에 둘지 당황합니다. 또 주변엔 각종 성인쇼장과 성인 제품 샵, 그리고 대마초와 성인 테마의 박물관 등이 밀집되어 있기도 하고요. 물론 홍등가 자체가 모두 19금 구역입니다.
한편 홍등가에는 분홍색 배경에 코끼리가 그려져 있는, 성과 관련된 수많은 공연장이 존재합니다. 특히 ‘핍쇼’이라는 이름의 공연은 밀폐된 공간에서 여성의 포르노 쇼를 2분간 구경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불과 한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공간에서 불투명한 유리창 칸막이 앞에서 동전을 넣으면 유리창이 투명해지면서 원통 안에서 음악에 맞춰 스스로 몸을 만지는 나체 여성을 볼 수 있는데, 태국과 비교했을 때, 태국에서 보았던 유사한 내용의 쇼는 애들 장난이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공연 수위가 아주 높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대법원은 돈을 받고 성행위를 보여주는 핍쇼 사업장을 유흥업소가 아니라 극장으로 간주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섹스 공연장의 사업주는 뮤지컬 공연장, 음악 연주회장 등과 마찬가지로 6%의 낮은 부가세율을 적용받게 되었죠. 이는 결국 섹스 산업이 공연 산업처럼 그들의 문화 속에 포함되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는지요.
그렇다면 암스테르담엔 왜 홍등가 문화가 이처럼 발달했을까요? 예로부터 뱃사람과 이주민, 그리고 관광객으로 가득 찬 이곳은 그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 성매매, 도박, 그리고 마약은 자유롭게 거래되고 행해지던 곳이었습니다. 즉 네덜란드 사람들이 퇴폐적이어서 그렇다 보기는 오히려 그들의 장삿속이 홍등가 문화를 발전시킨 배경이 되었죠. 그렇다고 국가 차원에서 범죄의 온상이 되는 이곳을 그대로 허용했을 리는 없습니다. 14세기 이전부터 시작된 이곳의 성매매는 1578년 불법으로 간주되었지만, 그 후에도 암스테르담에선 공공연하게 길거리나 도박장, 속소 등에서 성매매는 계속되어 왔습니다. 물론 18세기 접어들면서 홍등가는 뱃사람들의 도박장으로 변모를 하고, 성매매는 이곳을 파고들어 도박과 함께 암스테르담의 주요 수입원이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 네덜란드가 최초로 성매매를 합법화한 것도 1811년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면서부터! 이때 매춘부들의 건강검진이 처음으로 시행이 되었고, ‘레드카드’는 일종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증표가 되었습니다. 물론 성매매가 합법이냐 불법이냐 논쟁은 네덜란드에서 계속 이어져 1911년 홍등가는 또다시 불법이라는 철퇴를 맞고, 이후엔 마사지, 네일케어, 뷰티샵 등의 이름으로 공공연히 불법 성매매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 네덜란드 정부는 음지의 문화를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라이선싱 제도를 운용하게 됩니다. 매춘을 합법화하면서 이 분야 사업장에 대한 징세와 단속을 쉽게 하기 위함이었죠. 다만 성매매를 할 수 있는 나이를 18세에서 21세로 개정하고, 매춘부들은 EU 시티즌만 일을 할 수 있도록 한정했습니다.
성매매가 합법화된 네덜란드에선 성매매 여성을 ‘성 노동자’라고 부릅니다. 그들도 엄연한 노동자이기 때문에 자영업자로 등록되어, 세금도 내고 사회 보장 혜택도 누리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전히 이들을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마약과 성매매가 허용되는 자유로운 도시라는 이미지 탓에 인구 90만의 암스테르담은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치안과 범죄에 대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암스테르담시 차원에서도 향후 홍등가 지역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리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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