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단 결정 시, 의료인 처벌하지 않아야”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낙태죄 위헌 판결 촉구 성명을 냈다.(사진=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더 많은 처벌이 아닌 더 많은 보장이 필요하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낙태죄 위헌 판결 촉구 성명을 냈다. 헌법 재판소는 오는 4월 초 형법의 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270조 1항 ‘의사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선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최종 합헌 판결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태아의 독자적 생존능력 등을 낙태 허용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두고 공개 변론을 연 이후 낙태죄 존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으나, 선고가 미루어져 끝내 해를 넘겼다.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모낙폐는 지난 100일 동안 헌법 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왔다. 모낙폐는 “(인공임신중절에의)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며 “국가의 인구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안에서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허락받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5개의 국가에서 임신중단 결정에 허용 사유를 따로 두고 있지 않고 합법적으로 진료와 시술을 보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성 또는 배우자에게 우생학적 정신장애나 신체 질환 또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준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 여성의 건강에 위해가 있을 경우 등 예외적인 사유만을 규정하고 있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처벌이 아니라 더 많은 보장”이라고 말했다. 누군가를 추가로 처벌하거나 대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어떠한 처벌도 없어야 한다는 것. 이미 지난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임신중지 시술 병원 고발 사태 시 여성들은 더욱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으로 내몰렸으며 이득을 본 집단은 낙태 브로커뿐이었다. 나 위원장은 “임신중절 시술은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한 의료 행위”라고 말했다.

단체는 같은 맥락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남성에 대한 처벌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나 위원장은 “강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단지 임신중지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남성을 처벌한다면 처벌이 두려워 상대의 임신중지 결정을 가로막거나 음성화된 의료 환경으로 내모는 행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임신 당사자의 자율적 결정을 침해하고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다만, 단체는 ‘낙태죄’ 폐지 시 나타날 수 있는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신중지를 강요하는 행위, 동의 없는 인공임신중절 행위, 안전하지 못한 인공임신중절 시술로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 등이 언급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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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가슴 뒤의 세계: 남녀의 성 반응 주기 완전 해부

    성 반응 주기(Sexual Response Cycle)는 인간이 성적 자극을 받을 때 신체와 정신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단계별로 구분한 개념이다. 이 과정은 흥분기, 고조기, 오르가슴기, 해소기의 네 단계로 이어지며 개인의 신체적 조건과 감정 상태에 따라 반응의 강도나 지속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성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성 반응 주기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된 생리적 패턴을 보이지만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불응기 지속 시간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첫 번째 단계인 흥분기는 성적 자극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때 신체는 생각, 시각, 촉감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혈류량이 증가하고 심박수가 상승한다. 남성은 음경 발기와 고환 팽창이, 여성은 클리토리스 충혈과 질 윤활 증가가 나타난다. 고조기는 흥분이 극대화되는 단계로 호흡과 혈압이 더욱 높아지고 근육의 긴장이 지속된다. 남성의 경우 쿠퍼선에서 분비액이 나오며 발기 상태가 유지되고 여성은 질이 확장되며 윤활이 더욱 증가한다. 세 번째 단계인 오르가슴기는 성적 쾌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남성은 골반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하며 사정이 일어나고 여성은 자궁과 질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긴장이 풀린다. 마지막 단계인 해소기에서는 신체가 서서히 평온한 상태로 돌아간다. 근육은 이완되고 호흡과 혈압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오르가슴 이후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남성은 음경이 이완되며 고환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고 여성은 클리토리스의 충혈이 사라진다. 이후 불응기가 찾아오며 성적 자극에 다시 반응하기 어려운 회복 기간이 이어진다. 남성의 불응기는 평균 106분 정도 지속되며 개인의 나이와 호르몬 수치에 따라 다르다. 여성은 불응기가 거의 없거나 매우 짧아 연속적인 오르가슴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성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은 신체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나뉜다. 호르몬, 향기, 촉감, 시각적 자극이 신체적 요소로 작용하며 사랑이나 열정, 관계 만족도 등 감정적 요인도 큰 영향을 준다. 여성은 생리 주기나 폐경,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신경계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중추신경계는 시각적·감정적 자극을 처리하고 부교감신경계는 생식기 혈류를 증가시킨다. 교감신경계는 오르가슴을 유도하며 심박수와 혈압을 높인다. 성 반응 주기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성욕 저하 장애, 발기부전, 여성 오르가슴 장애, 조루증, 외음부통증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장애는 호르몬 불균형, 약물 부작용, 정신적 스트레스, 관계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나 성치료를 통한 심리적 접근과 비아그라·시알리스 같은 약물치료, 호르몬 대체 요법, 골반저근 운동 등이 있다. 치료를 병행할 경우 성적 반응 회복뿐 아니라 관계 만족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편 성 반응 주기의 정상적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성 지식 차원을 넘어 개인의 신체 인식과 정서적 친밀감 형성에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반응 패턴을 인식하고 파트너와의 소통을 개선하는 것이 건강한 성생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성 반응 주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성치료와 심리 지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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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간 자위를 멈춘 남성들, 진짜 건강에 좋을까?

    한 달 동안 자위를 하지 않는 ‘노넛노벤버(No Nut November)’ 챌린지가 다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자제를 통해 성적 충동을 조절하고 정신적 강인함을 기르겠다고 말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믿음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장기간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통증이나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7일 기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NNN 참여 인증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운동은 ‘노팹(NoFap)’ 문화와 맞닿아 있으며, Reddit 등에서 오래전부터 밈처럼 확산됐다.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자위를 삼가면 근육 발달, 정자 질 개선,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거의 없다는 의견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레나 말릭(Rena Malik) 박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위를 장기간 하지 않으면 골반저 근육과 고환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른바 ‘블루볼(Blue Balls)’ 현상이 성적 흥분이 사정 없이 지속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말릭 박사는 “자위는 더 나은 수면, 스트레스 완화, 기분 호르몬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 전문의 알렉시스 미식(Alexis Missick) 박사 역시 2023년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위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성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식 박사는 자위를 통해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지구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위를 완전히 참는 것은 오히려 조루나 심리적 발기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 온라인 약국(Oxford Online Pharmacy)은 “NNN 참가자들이 주장하는 이점에 대한 신뢰할 만한 연구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금욕이 해롭다는 근거 또한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일부 연구에서 규칙적인 사정이 정자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적 행위의 빈도보다 개인의 심리 상태와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위나 포르노에 대한 중독을 느낀다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 앞으로 NNN이 단순한 온라인 밈을 넘어 건강 관리의 일부로 인식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생활은 절제보다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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