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후 발열, 오한…독감 아닌 '이것' 일수도
독감은 아닌데 발열, 오한, 무기력증이 있다면 최근에 키스를 한 적이 있는지 떠올려봐야 할 것 같다. 일명 ‘키스병’으로 불리는 ‘전염성 단핵증’(mononucleosis)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와 네브라스카대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염성 단핵증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에 의해 전염된다. 주로 침을 통해 전염되며, 키스를 하거나 술을 함께 마실 경우 감염될 수 있다.
연구팀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 32명과 건강한 사람 7명을 비교, 분석했다. 특히 참가자들의 T세포를 정밀 분석했다. T세포는 면역체계의 일부로, 병원균이 인체에 처음 침입했을 때 들어왔을 때 인식하는 방법을 배워, 다음에 다시 나타나면 침입자를 표적으로 삼는다.
연구팀은 A형 독감과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를 모두 기억하는 ‘교차 반응성’을 보이는 T세포를 찾아냈다. 그 결과 전염성 단핵증에 걸린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보다 15배 많은 ‘교차 반응성’ T세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증상이 가벼운 전염성 단핵증에 감염된 경우에는 정상인보다 약 10배 많은 ‘교차 반응성’ T세포를 갖고 있었다.
전염성 단핵증은 목구멍이 아프고, 열이 나고, 춥고, 무력감·피로감이 느껴지는 등 증상을 보인다. 이 증상이 2~4주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다른 독감과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 질병의 심각성은 면역체계의 특정 세포가 감염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많은 질병의 심각한 증상은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게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 때문에 나타난다. 체온을 높이고 침입자를 죽이고, 특정 부위에 혈액을 채워 침입자를 물리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이 경우 면역 반응이 더 강한 환자의 통증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하다.
이 내용은 ‘엠바이오’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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