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만 봐도 콘돔 사용 여부 알 수 있다
첨단 지문 인식 기술로 물질 흔적 탐지
범죄 용의자가 콘돔을 만졌는지 여부나 어떤 브랜드의 헤어 젤을 사용했는지 등을 정확히 감지할 수 있는 지문인식 기술이 곧 영국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될 것 같다.
영국 셰필드 할람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 첨단 지문인식 기술은 일종의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지문 내의 다양한 물질의 흔적을 탐지할 수 있다. 범죄 용의자의 알코올 또는 마약 사용 등에 관한 매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영국 내무부 관계자는 이 지문인식 기술이 불과 몇 달 뒤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셰필드 할람대 연구팀은 2012년부터 웨스트요크셔 경찰청과 함께 이 지문인식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연구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시모나 프랜시스 박사는 “이 기술은 30년 된 인쇄물에서 혈액을 감지하는 데 활용됐으며, 미궁에 빠진 살인·강간 사건 등을 재검토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매우 정교한 이 기술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랜시스 박사에 의하면 지문은 단지 땀이며, 땀은 일종의 생물학적인 매트릭스(행렬)이다. 여기엔 체내 분자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오염시킨 분자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검색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매우 많다. 웨스트요크셔 경찰청의 닐 데니슨(요크셔·험버지역 과학수사지원부장 직무대행)은 “지문인식 기술은 최근 80~90년 동안 거의 발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지문이 범죄의 예방과 적발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내무부는 이 프로젝트에 8만 파운드(약 1억 2,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했다. 과학수사 관계자는 “범죄현장을 찾아 지문인식 기술이 전통적인 법의학 증거와 DNA·섬유질 등 증거를 수집하는 작업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요크세인트존대 마틴 홀러런 교수(치안연구)는 “에드먼드 로카드의 이론대로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첨단 지문인식 기술이 범죄 수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질량분석법으로는 범죄 용의자의 성별, 용의자가 피 또는 콘돔의 윤활제를 만졌는지 여부, 코카인·마리화나·헤로인·암페타민 등 마약 복용 여부를 알 수 있다. 또 화장품·세척제의 흔적 유무, 마늘·카페인 등 음식·음료수 섭취 여부 등을 감지할 수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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