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관계 문제 있다면? "잠을 더 자라"(연구)
수면 부족, 부부 관계 해쳐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면, 혹시 잠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의 최근 조사결과다. 연구팀은 결혼 경력이 3~27년인 부부 43쌍을 대상으로 부부의 상호작용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커플은 돈 관리, 가족의 일원으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 부부관계에 대한 친인척의 간섭 등을 둘러싸고 부부갈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부싸움은 일반적인 현상이나, 대처하는 방법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부부들은 건설적이고 친절한 태도로 입씨름을 했고, 어떤 부부들은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언쟁을 벌였다.
특히 적대적인 부부들의 경우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들일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인 부부관계를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오하이오주립대 행동의학연구소장인 제니스 키콜트 글레이저 박사는 “수면이 부족하면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주위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결국 관계를 해친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참가한 부부들의 수면 시간은 3시간 30분~9시간 등으로 다양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실험실에 와서 부부관계에서 가장 큰 갈등을 일으킨 문제에 대해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연구팀은 각 부부가 의견을 교환하는 동영상을 분석하고, 정립된 채점 방식으로 부부의 상호작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적대적인지 건설적인지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부부들이 자녀의 생일파티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는 등의 경우에 상대방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수면시간이 7시간 이상인 부부들은 말다툼을 벌이더라도, 갈등을 드러내는 말투가 달랐다. 예컨대 돈 문제로 자주 말다툼을 벌이더라도, 적절한 수면을 취한 부부들은 인내심을 발휘해 건설적으로 갈등에 대처했다.
글레이저 박사는 “적정 수면을 취한 커플은 의견 차이가 있어 말싸움을 벌이더라도 유머를 잃지 않고 상대방에게 친절한 반면, 수면이 부족한 커플은 상대방에게 함부로 대할 가능성이 컸다”고 밝혔다.
‘숙면을 취해야 결혼생활이 원만하다’는 개념은 새로운 게 아니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이 적적한 수면을 취한 사람들보다 기분이 더 언짢고 사회적 상호관계에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2010년의 연구를 보면, 남성들은 잠을 제대로 못 잔 뒤 아내와 싸울 확률이 높았다. 또 2014년의 연구에 의하면 2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부부는 숙면을 취한 부부들보다 부부갈등이 훨씬 더 잦았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 결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수면 부족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부부싸움 전후 혈액을 분석한 결과, 언쟁을 벌인 부부의 염증 단백질 수치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부부관계는 물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수면재단(NSF)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인 부부의 약 25%가 잠을 따로 잔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잠자리 파트너는 수면의 질과 양에 큰 영향을 끼친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하면 파트너의 건강과 웰빙에 나쁜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이는 이성애 커플뿐만 아니라 동성애 남성·동성애 여성 커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연구팀은 “부부싸움이 잦은 사람들은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갈등 관리, 수면 습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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