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차이, 의학 연구 결과에 큰 영향(연구)

생쥐 수컷과 생쥐 암컷의 성별 차이가 연구 사례의 50% 이상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shutterstock.com)


동물 연구의 실험 대상이나 임상시험의 참가자를 선택할 때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중대한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영국 웰컴 트러스트생어 연구소와 국제 마우스 표현형분석 컨소시엄(IMP)의 공동 연구 결과다.

 

이들 연구기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과학 연구·시험에서 대상자 또는 대상 동물의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 맹점은 생의학 연구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물의 성별이 생의학 연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과학 연구 분야에서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기관의 연구팀은 생쥐 수컷과 생쥐 암컷의 성별 차이가 연구 사례의 50% 이상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 즉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을 계량화했다. 그 결과는 인간의 질병 치료 연구를 뒷받침하는 미래의 동물연구 설계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역사적으로 의학·생의학 연구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오늘날에도 생의학 연구가 남성에게 치우쳐져 있는 탓에, 여성에 대한 의료 행위의 근거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약하다.

 

남녀 성별은 심혈관계 질환·자가면역 질환·천식 등 대부분의 일반 질병과 장애의 유병률·진행 경과·심각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생의학 연구에서는 성별을 아예 무시하거나 한 가지 성만 분석한 뒤, 그 연구 결과가 다른 성에도 적용된다고 가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구팀은 생쥐 약 5만 마리를 대상으로 체형·혈액성분·머리형태 등 234가지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고, 생쥐 암수컷의 차이를 계량화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제집단의 생쥐 성별은 뼈의 질량 등 양적 형질의 56.6%에, 머리 형태의 정상 여부 등 질적 형질의 9.9%에 각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 유전자가 차단된 돌연변이 생쥐의 경우, 성별에 따라 질적 형질의 13.3%와 양적 형질의 17.7%까지 돌연변이 효과가 바뀌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나타샤 카프 박사(웰컴 트러스트생어 연구소)는 “질병을 고려할 때 유전적 차이를 설명하는 데 그쳐선 안 되며, 반드시 성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미국 임상시험에 여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지도 20년 이상이 흘렀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1970년 9%에서 2006 년 41%로 증가했으나, 여성의 대표성은 여전히 낮다.

 

이 같은 치우침 현상은 생의학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훨씬 더 심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국제 동물연구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 연구의 22%에서 실험동물의 성별을 밝히지 않았으며, 그 가운데 80%는 수컷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암수컷을 모두 사용한 비율은 3%에 그쳤다.

 

스티브 브라운 IMP 상임위원장(MRC 하웰연구소장)은 “생의학 연구에서 성별 차이를 더 철저히 조사하지 않음으로써, 중요한 과학정보가 누락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모든 질병 연구에 남녀와 암수컷을 포함시키는 연구·실험 설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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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가슴 뒤의 세계: 남녀의 성 반응 주기 완전 해부

    성 반응 주기(Sexual Response Cycle)는 인간이 성적 자극을 받을 때 신체와 정신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단계별로 구분한 개념이다. 이 과정은 흥분기, 고조기, 오르가슴기, 해소기의 네 단계로 이어지며 개인의 신체적 조건과 감정 상태에 따라 반응의 강도나 지속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성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성 반응 주기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된 생리적 패턴을 보이지만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불응기 지속 시간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첫 번째 단계인 흥분기는 성적 자극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때 신체는 생각, 시각, 촉감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혈류량이 증가하고 심박수가 상승한다. 남성은 음경 발기와 고환 팽창이, 여성은 클리토리스 충혈과 질 윤활 증가가 나타난다. 고조기는 흥분이 극대화되는 단계로 호흡과 혈압이 더욱 높아지고 근육의 긴장이 지속된다. 남성의 경우 쿠퍼선에서 분비액이 나오며 발기 상태가 유지되고 여성은 질이 확장되며 윤활이 더욱 증가한다. 세 번째 단계인 오르가슴기는 성적 쾌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남성은 골반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하며 사정이 일어나고 여성은 자궁과 질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긴장이 풀린다. 마지막 단계인 해소기에서는 신체가 서서히 평온한 상태로 돌아간다. 근육은 이완되고 호흡과 혈압은 정상으로 회복된다. 오르가슴 이후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남성은 음경이 이완되며 고환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고 여성은 클리토리스의 충혈이 사라진다. 이후 불응기가 찾아오며 성적 자극에 다시 반응하기 어려운 회복 기간이 이어진다. 남성의 불응기는 평균 106분 정도 지속되며 개인의 나이와 호르몬 수치에 따라 다르다. 여성은 불응기가 거의 없거나 매우 짧아 연속적인 오르가슴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성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은 신체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나뉜다. 호르몬, 향기, 촉감, 시각적 자극이 신체적 요소로 작용하며 사랑이나 열정, 관계 만족도 등 감정적 요인도 큰 영향을 준다. 여성은 생리 주기나 폐경,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신경계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중추신경계는 시각적·감정적 자극을 처리하고 부교감신경계는 생식기 혈류를 증가시킨다. 교감신경계는 오르가슴을 유도하며 심박수와 혈압을 높인다. 성 반응 주기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성욕 저하 장애, 발기부전, 여성 오르가슴 장애, 조루증, 외음부통증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장애는 호르몬 불균형, 약물 부작용, 정신적 스트레스, 관계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나 성치료를 통한 심리적 접근과 비아그라·시알리스 같은 약물치료, 호르몬 대체 요법, 골반저근 운동 등이 있다. 치료를 병행할 경우 성적 반응 회복뿐 아니라 관계 만족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편 성 반응 주기의 정상적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성 지식 차원을 넘어 개인의 신체 인식과 정서적 친밀감 형성에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반응 패턴을 인식하고 파트너와의 소통을 개선하는 것이 건강한 성생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성 반응 주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성치료와 심리 지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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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간 자위를 멈춘 남성들, 진짜 건강에 좋을까?

    한 달 동안 자위를 하지 않는 ‘노넛노벤버(No Nut November)’ 챌린지가 다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자제를 통해 성적 충동을 조절하고 정신적 강인함을 기르겠다고 말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믿음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장기간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통증이나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7일 기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NNN 참여 인증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운동은 ‘노팹(NoFap)’ 문화와 맞닿아 있으며, Reddit 등에서 오래전부터 밈처럼 확산됐다.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자위를 삼가면 근육 발달, 정자 질 개선,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거의 없다는 의견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레나 말릭(Rena Malik) 박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위를 장기간 하지 않으면 골반저 근육과 고환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른바 ‘블루볼(Blue Balls)’ 현상이 성적 흥분이 사정 없이 지속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말릭 박사는 “자위는 더 나은 수면, 스트레스 완화, 기분 호르몬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 전문의 알렉시스 미식(Alexis Missick) 박사 역시 2023년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위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성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식 박사는 자위를 통해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지구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위를 완전히 참는 것은 오히려 조루나 심리적 발기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 온라인 약국(Oxford Online Pharmacy)은 “NNN 참가자들이 주장하는 이점에 대한 신뢰할 만한 연구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금욕이 해롭다는 근거 또한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일부 연구에서 규칙적인 사정이 정자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적 행위의 빈도보다 개인의 심리 상태와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위나 포르노에 대한 중독을 느낀다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 앞으로 NNN이 단순한 온라인 밈을 넘어 건강 관리의 일부로 인식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생활은 절제보다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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