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 충동 부추긴다(연구)

테스토스테론이 직감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충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shutterstock.com)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남성들의 직감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자신의 잘못과 충동적인 행동을 반성하지 않게 부추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는 캘리포니아공대·와튼스쿨·웨스턴대·ZRT연구소 등의 공동 연구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심리학’ 저널에 발표될 예정이다.

 

공동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남성이 직관적인 판단에 더 많이 의존하고 인지 반응(이성적인 감정조절 능력)을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남성 그룹이 가짜 약을 투여한 남성 그룹보다 인지 반응시험 성적이 형편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극과 1970년대 경찰 영화에서는 다짜고짜 총을 뽑아 쏠 정도로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인 남성들이 약방의 감초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데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 결과 확인됐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그룹이 ‘초기 오류’에 따른 잘못된 행동에 더 신속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이 성호르몬이 업무의 점검 과정을 방해하거나 ‘자신이 확실히 옳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높여 준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남성 243명에게 인지반응 검사에 앞서 무작위로 테스토스테론 젤이나 가짜약 젤을 투여했다. 또 연구 참가자의 참여도, 동기부여 수준, 기초수학 기법을 통제하기 위해 수학 과제도 제공했다.

 

인지반응 검사에는 “배트와 공의 값은 총 1달러 10센트다. 배트는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공의 값은?”와 같은 질문에 포함돼 있다. 공 값이 10센트라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정답은 공이 5센트, 배트가 1달러 5센트다.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정답이 10센트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인지반응을 통해 ‘초기 오류’를 깨닫고 이내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조사 대상자들은 시간제한 없이 시험을 치렀다. 또 정답을 맞힐 때마다 1달러를 받았고, 정답을 모두 맞힌 사람은 추가로 2달러를 더 받았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그룹은 가짜약을 투여한 그룹보다 정답을 맞힐 확률이 평균 20% 더 낮았다. 또 전자는 후자보다 오답을 더 빨리 말했고, 정답을 더 느리게 말했다. 하지만 두 그룹의 기초수학 성적은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이 인간의 인지반응·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고, 양자 간에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이번 연구는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테스토스테론에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자신감과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구를 높이며, 실제로 자신감이 지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중년 남성들의 성욕 감퇴를 치료하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산업의 부정적 영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연구팀은 “자신감이 넘치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충분히 돌아보고 의심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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