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중 방귀소리, 왜 나는 걸까?
질내벽 주름 사이 낀 공기가 내는 소리, 섹스 중 오르가슴 돋우기도
대학생 박모씨(여, 23)은 최근 남자친구와 민망한 경험을 했다. 섹스 도중 뜬금없이 질에서 방귀소리가 난 탓이다.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한 박 씨는 인터넷에 증상을 검색해 본 후 더 기분이 상했다. 질 입구가 넓어서 나는 소리라는 댓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섹스를 경험한 여성이라면, 박 씨처럼 섹스 중 질에서 방귀소리가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후끈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민망함으로 식어버렸을 수도 있다. 질의 탄력이 떨어져서, 혹은 질 입구가 넓어서 나는 소리라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들어 불쾌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여성의 질에서 나는 공기 빠지는 소리를 가리켜 ‘질방귀’라고 한다. 질 속에 들어간 공기가 질 밖으로 빠져나올 때 질 떨림과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다소 민망한 질방귀는 왜 뀌게 되는 걸까.
질 내벽은 오톨도톨한데다 주름이 많이 잡혀 있다. 섹스 시 삽입 운동과 함께 질 속으로 들어간 공기는 주름 사이사이에 갇히게 된다. 그 후 움직이거나 흥분할 때 질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공기가 빠져 나오는 것이 질방귀다. 장운동으로 생기는 방귀와 다르므로, 노폐물이나 냄새가 없다. 예일대 의대 메리 제인 민킨 교수는 여성지 <우먼스 헬스>에서 “질방귀는 건강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흔히 질방귀를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해하지만, 질방귀는 사실 오르가슴을 돋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방귀를 만드는 질 내벽의 굴곡이 피스톤 운동 시 음경을 자극해 섹스의 만족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남성들 중에는 질방귀를 섹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섹스의 징표라서, 혹은 질방귀를 뀔 때의 떨림이 성기를 자극해서 좋다는 것. 괜히 여성 스스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러한 질방귀의 이중잣대를 비꼬는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먹고, 기도하고, 질방귀를 뀌어라’, 타이틀곡은 미국 래퍼 아콰피나가 부른 ‘질방귀’였다. 노래 가사에는 ‘너는 너의 질방귀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그건 세상을 구할 거야’등의 내용이 있어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우리 기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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