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문제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 ⑰
하나 낳기 운동까지 벌렸던 198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세계 3위였다. 가용면적 기준으로는 1위였다. 그런데 2013년 세계은행은 대한민국의 인구밀도가 세계 18위라 했고, 2015년 UN은 21위라 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아직도 많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다 같이 나이를 먹기 때문에 한 세대만 더 지나가면 지금의 출산율로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혹자는 가족계획을 너무 잘해서 그렇다고 심지어는 그들에게 ‘결자해지’하라고까지 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대한가족계획협회만큼 큰일을 한 민간단체가 있으면 나와 보라 하고 싶다. 아니었으면 아직도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이미 가족계획의 문제가 아니다.
한 세대 만에 우리네 성문화, 결혼문화, 출산문화가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정치, 경제, 사회, 법률 등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 말이 아니다. 전 세계산부인과학회장이기도 했던 파탈라 씨는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은 내 마음대로 해도 생식기만큼은 문화, 정치, 경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했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의 내용이 모두 나의 신념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좀 더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금의 문화, 정치, 법률 등을 이에 합당하도록 바꾸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나의 소중한 벗들이 나를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성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은 모두 철저한 애국자가 되어야 한다. 나무만 보지 말고 좀 더 큰 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을 백년지계라고 한다면 인구문제는 천년지계다. 아니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거기에서 개인적 신념 따위는 버려야 한다. 성과 관련하여 불유쾌한 과거가 있다면 이 또한 반드시 완전 초월해야 한다.
AASECT(미국 성교육자, 성 상담자, 성 치료자 협회)라 하여 세계 최고의 성 지침 단체가 있다. 그들은 성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로 성에 대한 태도의 재구성, 성학적인 광범한 성 지식 습득, 전문적 술기를 꼽았다.
다음이 태도재구성의 요점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중립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성에 대한 신비감을 버리고 자극에 대한 정서적 또는 과잉반응을 둔화시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성을 생물학적, 인간적, 전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가짐과 자세 및 지식을 갖춘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김원회 칼럼 - 성학으로 보는 우리나라 출산율>
① 출산율에 대한 오진
② 출산율과 사랑의 변질
③ 출산율과 성태도
④ 처음 접한 '문화영화'
⑤ 무서운 포르노
⑥ 포르노와 자본주의
⑦ 포르노 배우와 창녀
⑧ 로스앤젤레스의 도우미
⑨ 성사(性史)
⑩ 성평등
⑪ 연목구어(緣木求魚)
⑫ 빅토리아 여왕 시대
⑬ 여자를 즐겁게 하자
⑭ 모유냐? 우유냐?
⑮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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