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는 방법이나 소변보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없듯이 키스하는 방법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외국의 얘기지만 소위 '키스학교'라는 곳이 있다. 무얼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한데 예를 들어 키스할 때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 좋다는 방법 등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가끔 몸에 키스마크(히키)를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뭔가 배워야 할 것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성 표현이 그렇듯이 키스도 우선 천천히 부드럽게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입술이 부드러워야 하므로 긴장하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키스에 일단 응하는 상대에게 서두를 이유는 없다. 그리고 격렬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건 강제로 하는 경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충돌로 이가 부러진 사람도 있으니 이건 현실이다.

키스에서는 무엇보다도 적당한 압력이 중요하므로 소위 압박의 수준을 혼자서라도 연습해 두는 것이 좋다. 악수할 때 너무 아프게 잡는 사람도 있고 잡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이 있듯이 압력은 공부의 대상이다. 자기의 손등은 매우 좋은 연습장이다. 유연하게 해야 하지만 수줍게 입술만 댔다가 떼는 것도 무미건조하므로 다양한 입놀림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키스할 때 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지만 처음부터 혀를 내미는 것은 좋지 않다. 시작할 때는 입술에 더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입술의 여닫음 위치 등에 변화를 구해볼 줄 알면 좋다. 우선 가볍게 입술을 비벼보면서 상대의 반응을 본다. 압력이랄지 강도는 거기서부터 조금씩 높여가면 된다. 입술 사이로 상대의 아랫입술을 잡아보기도 하며 빨기도 한다.

키스할 때 혀를 활발하게 사용하면 '혀 키스' 또는 '프렌치 키스'라고 하는데 이때도 혀를 상대의 입 안으로 바로 넣지 말고 입술부터 살짝 적셔 본 후 상대가 입을 벌려주면 그 때 조금 넣어 보고 다음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둘 중 한 명이 멈출 때까지 계속해도 좋다.

키스할 때 숨결도 흥분제 역할을 하므로 코로 숨 쉬는걸 멈출 필요는 없다. 다만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되므로 확대된 여드름 자국 등이 괴물처럼 보일 수도 있으므로 눈을 은근히 감는 것도 좋다.

키스라고 입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온몸이 모두 대상이 된다. 다만 여성이 키스까지만 원할 때가 많으므로 이때는 가벼운 포옹 이상은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예기치 않았던 키스는 더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오랜 추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암시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간혹 사랑하는 이에게 성 추행범으로 오인 받으면 안 되겠어서 사족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