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태도

[김원회의 性인류학]

 

 사랑은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느낌이나 감정이 합쳐져서 일어나는 감동에 근거한다. 정열, 친밀감 그리고 이성이 모두 갖추어진 경우를 ‘완전한 사랑(consumate love)’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게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연인 사이건 부부 사이건 마찬가지다.

 

우리 조상들은 짝사랑도 많이 했다. 상사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고, 못 이루는 사랑을 비관하여 정사로 같이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코 바람직한 일들은 아니었지만 이런 희생적 사랑을 할 수 있는 DNA가 있었다. 생명은 지켰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평생을 공허하게 산 사람들 또한 많았다. 때론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었다.

  

(출처 = 김원회 교수 페이스북)


그런데 지금의 젊은이들은 과연 그들의 후손인가가 의심될 정도로 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태도가 너무 다르게 바뀌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인터넷이 없으면 못 사는 global 시대에 당연히 달라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외국의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지게 다르다.

 

현대 한국인의 성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이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든다면 TV, 인터넷 등의 매체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의 매스컴, 체계화되지 못했던 그동안의 성교육과 성희롱 예방교육들, 그리고 이제는 안 보는 이가 거의 없게 된 포르노 같은 음란물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픽사베이)


성은 원래 아름다운 건데 부정적인 대상으로 심지어는 범죄의 도구처럼 느끼게 만들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이들 중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매스컴과 교육일 것이다. TV의 연속극 등의 영상 매체들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랑과 성은 아름다운 것이다. 쾌락을 추구하는 마음도 그중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 백안시하면 안 된다. 하느님의 선물이다. 그 외의 생물학적 부분들도 너무 많다. 종교도, 문화도, 정치도, 그 어느 것도 생물학을, 과학을 이기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같은 가치로는 우리나라 출산율은 결코 올라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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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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