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은 높아진 배란기 여성... ‘이상형 기준’도 바뀌었을까?

여성은 배란기에 성욕이 높아지고 자신의 신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원하는 파트너의 특성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임기에 지배적이고 경쟁적인 남성을 더 선호하게 된다는 이른바 ‘배란 주기 가설’과는 다른 결과다.
독일 루르대학교 보훔(RUB)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진은 월경 주기에 따라 여성의 성욕과 신체 이미지, 파트너 선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종단 방식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볼루셔너리 사이콜로지(Evolutionary Psychology)’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18~40세 참가자 78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76명은 여성이었고 2명은 무성별이었으며 모두 남성에게 주로 또는 전적으로 성적 끌림을 느낀다고 답했다. 호르몬 피임제를 사용하거나 임신·수유 중인 참가자는 연구 대상에서 빠졌다.
연구진은 배란 시기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황체형성호르몬(LH) 소변 검사를 이용했다. 생리주기를 역산해 예상 가임기를 산출한 뒤 LH 검사 결과로 다시 확인했으며 양성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검사를 하지 않은 시점의 설문은 제외했다. 최종 분석에는 모두 184건의 설문 결과가 활용됐다.
참가자들은 월경 주기의 서로 다른 3개 시점에서 온라인 설문에 반복적으로 응답했다. 연구진은 성욕 척도와 드레스덴 신체 이미지 척도, 개정 사회성적 지향 척도, 파트너 특성을 평가하는 형용사 목록 등을 사용했으며 결과는 선형 혼합 모델로 비교했다.
분석에서는 배란과 가까운 가임기에 성욕이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신체를 바라보는 평가도 같은 시기에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는 가임기에 성적 환상과 자위, 성욕이 증가하고 스스로를 더 매력적이거나 성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같은 흐름이다.
그러나 원하는 파트너의 특성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회성적 지향 역시 월경 주기의 단계에 따라 달라졌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연구진이 주목한 부분은 이른바 ‘좋은 유전자 특성(GGT)’에 대한 선호였다. 기존 배란 주기 가설에서는 여성이 가임기에 지배적이거나 경쟁적이고 높은 테스토스테론과 연관된 특성을 보이는 남성에게 더 끌릴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반면 장기적인 관계에서 투자 의지를 나타내는 ‘좋은 공급자 특성(GPT)’에 대한 선호는 주기와 관계없이 비교적 일정할 것으로 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 같은 GGT 선호가 배란기에 높아진다는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당 결과가 월경 주기에 따라 남성의 특정 특성에 대한 선호가 변한다는 설명을 뒷받침하지 않는 기존 연구들과 같은 방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선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마르친코프스카 연구팀이 2016년 진행한 연구와 존스 연구팀의 2018년 대규모 분석에서도 여성의 호르몬 상태와 남성적인 얼굴에 대한 선호 사이에서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파트너 외 상대방에 대한 선호를 직접 묻지 않고 사회성적 지향을 간접 지표로 활용했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했다. 참가자를 학생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집한 만큼 전체 여성을 대표하는 표본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구진은 월경 주기와 인간의 성행동 사이의 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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