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의 기원이 이렇게 오래됐어?... 인류 조상까지 거슬러 오른 ‘입맞춤’
옥스퍼드 연구진 “인간·침팬지·고릴라 공통 조상이 이미 키스했을 가능성”

키스의 기원이 인간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연구는 인간을 포함한 대형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약 2150만년 전 이미 입맞춤을 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NPR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진화생물학자 마틸다 브린들은 키스의 기원을 다룬 연구를 통해 인간,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고릴라의 공통 조상에게서 키스 행동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린들은 이번 연구의 주저자로 NPR ‘위켄드 에디션 선데이’에 출연해 키스가 왜 진화했는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키스를 낭만적 행위가 아닌 생물학적 행동으로 정의했다. 브린들은 키스를 “공격적이지 않은 상호작용으로, 같은 종 사이에서 입과 입이 직접 닿고 입술이나 입 부분의 움직임이 있으며 음식 전달은 없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물고기가 싸우면서 입을 맞대는 행동이나 어미가 씹은 먹이를 새끼에게 입으로 전달하는 행동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결론은 살아 있는 영장류의 키스 관찰 자료와 종 사이의 진화적 관계를 함께 분석한 결과에서 나왔다. 브린들은 연구진이 진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영장류에서 확인되는 키스 행동이 과거 어느 시점에 등장했는지 거슬러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유인원의 공통 조상, 즉 인간과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고릴라의 조상이 2150만년 전 키스를 하고 있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키스가 왜 진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시됐다. 브린들은 성적 맥락의 키스가 짝을 평가하는 과정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번식에 들어가기 전 상대가 적합한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키스가 작용했을 수 있다며, 상대의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데도 도움이 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키스가 성적 흥분을 높이는 행동으로 기능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브린들은 키스가 교미 전 흥분을 유도하는 일종의 전희가 될 수 있고, 이는 수정 가능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성적 키스는 유대 형성과 관련된 행동으로 해석됐다. 브린들은 어미와 새끼, 친구 사이의 입맞춤처럼 플라토닉한 키스가 관계를 강화하는 데 쓰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영장류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인 만큼 복잡한 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키스가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키스를 인간만의 낭만적 습관이 아니라 영장류 진화 과정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진 행동으로 바라본다. 연구진은 키스가 생존에 직접 필요한 행동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짝 선택, 건강 확인, 유대 형성 등 사회적 기능과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박주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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