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결혼 반대", 반응 엇갈려
진보·보수 모두 불만족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가족·성(性) 권고문서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 대해 각 계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황은 '사랑의 기쁨' 을 통해 동성애자와 이혼자 등 교리에 반하는 사람들을 더욱 포용해야 한다면서도 동성애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보수파와 진보파 양쪽 모두 교황의 권고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가톨릭 신자 결혼 상담가이자 작가인 로즈 스위트는 교황이 죄인들을 아이 어르듯이 다룬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해주기를 바라는 철없고 무지한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교황이 온건하면 ‘당신은 너무 인자해서 신과 같아요’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인자함이란 악마에 사로잡히게 두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소수자 신도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디그니티-US 의 마리안 더디 버크는 워싱턴포스트에서 “교황은 이 문서에서 LGBT들을 신의 계획을 불완전하게 반영하는 존재로 묘사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많은 희망을 가졌던 만큼, 더 깊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고안에 대한 해석도 분분했다.
몬시뇨르(가톨릭 고위 성직자) 프레드릭 C. 이스턴은 “교황은 이혼·재혼 신도들이 영성체를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그들을 교회 공동체로 포용할 모든 가능성을 찾도록 권고했다”면서 “윤리적 결정을 내리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결코 엄격한 접근이 아니다”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전 사제이자 보스턴 대학 신학 교수인 토마스 그룸은 “이번 문서의 핵심은 인공적인 피임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가톨릭 교회는 지구가 둥글지 않다고 하는 대신, 평평하다고 말하는 것을 멈췄다. 이번에도 ‘미안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피임에 대해 잘못 생각했네’라고 말하는 대신, 기존 입장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사 밀러 기자는 뉴욕지에 “그는 완고한 교회 정책과 팬의 희망 사이를 걷고 있다”라며 “현대화·자유화라는 수사를 동원하지만, 사실상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도우리 기자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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