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따라 부부 갈등 해소법 다르다 (연구)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상대방에게 뭔가 바꾸도록 요구하지만, 상대방은 이를 철회(거부)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요구-철회’ (demand-withdraw) 행동 패턴이라고 한다. 그런데 배우자의 요구를 철회(거부)하는 행동이 부부 관계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구-철회’ 행동 패턴 또는 반응은 고소득층 부부의 관계에는 해롭지만, 저소득층 부부의 관계에는 유익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직장에서 급여를 인상해달라고 말하라고 요구할 경우, 이는 직업의 안정성이 낮고 저임금에 시달리는 남편에게는 위험한 제안이다.
따라서 아내의 요구가 있더라도 이를 철회(거부)하는 게 부부 관계와 관계 만족도에 실질적으로 유익하다는 것이다. 남편은 급여 인상에 대한 요청이 내키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존심을 유지하고, 부부가 취약한 경제 상황에 처하는 데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 부부의 경우 이 같은 요구에 대한 철회는 관계 만족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를 꺼려한다고 생각하고 이는 관계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연구팀이 이성애자 커플 515쌍(대부분 기혼, 약 40%는 연방 빈곤선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18개월 이상에 걸쳐 실시한 1차 가정방문 조사, 신혼부부 414쌍을 대상으로 27개월 이상에 걸쳐 실시한 2차 가정방문 조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 내용은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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