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대화할 때 '나' 보다 '우리' 쓰면 좋다(연구)
일상생활에서 대화할 때 쓰는 대명사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와 관련, ‘나’ 등 1인칭 단수 대명사보다는 ‘우리’ 등 1인칭 복수 대명사를 대화 때 자주 쓰는 연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1인칭 복수 대명사를 쓰는 화법의 메타분석을 위해 총 5천 명 이상이 참가한 논문 30편을 분석했다. 또 분석의 초점을 연인관계의 결과(만족도, 커플 지속기간), 관계 행동(긍정적·부정적 상호작용), 전반적인 정신건강, 전반적인 신체건강, 건강행동(일상생활의 각종 선택) 등에 맞췄다.
그 결과, 어떤 사람들이 글을 쓰거나 대화할 때 1인칭 단수 또는 복수 대명사를 각각 얼마나 많이 쓰는지 보면, 그들의 연인 관계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그들이 연인 관계에서 각종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에 잘 휩쓸리는 경향이 있는지, 아니면 건강한 상호독립성을 잘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제1저자인 알렉산더 카란(박사 과정)은 “1인칭 복수 대명사를 쓰는 화법은 연인 관계의 상호 독립성과 대체적인 긍정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상호 독립성은 상대방에게 힘을 주고 관계를 중시하는 행동과 파트너의 긍정적인 인식 등을 초래하며, 이런 현상은 특히 스트레스를 받고 갈등을 빚을 때 뚜렷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1인칭 단수 대명사의 예로는 ‘나’(I)와 ‘나를, 나에게’(me) 그리고 ‘내 것’(mine) 등을 들 수 있다. 또 1인칭 복수 대명사의 예로는 ‘우리’(we)와 ‘우리를, 우리에게’(us) 그리고 ‘우리 것’(ours)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서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1인칭 단수 대명사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화법은 그 사람이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정확한 ‘언어적 표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이 담긴 논문(Meta-Analytic Evidence that We-Talk Predicts Relationship and Personal Functioning in Romantic Couples)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회적·개인적 관계’저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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