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게이오대 병원, 정자 기증자 급감…인공수정 중단
일본 도쿄의 게이오 대학 병원이 불임부부에게 기증받은 정자를 인공수정하는 시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자 기증자 수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1948년부터 연간 1,500건의 인공수정 시술을 했지만 정자 기증자가 줄어 8월부터 예약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남성들이 갑자기 정자 기증을 꺼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이들에게 생물학적 아버지와 접촉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한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어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게이오 대학병원 마모루 다나카 교수는 “한 아이에게 두 명의 아버지를 인정하는 것은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입법을 통해 기증자들이 안전하고 부담없이 정자를 기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이오 대학병원은 내달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향후 불임 클리닉 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정자 기증 시장이 커지면서 친권과 양육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대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면 정자 기증자에게 양육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정자 기증자가 불임부부의 인공수정 결정에 관여했다거나, 아이에게 ‘아빠가’ 라고 적힌 카드와 선물을 보냈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부담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는 정자 기증으로 33명의 아빠가 된 미국인 아리 네이겔에게 이스라엘에서 정자 기증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스라엘 법률에 따르면 정자 기증자는 익명이어야 하는데 네이겔이 뉴욕주립대 교수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정자 기증자가 아이의 양육부담을 진다는 문서에 서명을 했을 때만 예외가 인정된다.
속삭편집팀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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