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재회' 반복, 정신 건강에 악영향 (연구)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그러나 연인 관계에서는 아니다. 종잡을 수 없는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주리대가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커플 약 5백 명을 설문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가 불안정한 연인 관계를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만나는 등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정신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문화에서는 드라마틱한 이별과 재회는 남녀 관계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연인 관계의 불안정성은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파트너에 대한 높은 학대율, 낮은 헌신성, 부실한 의사소통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우울증·불안장애 등 심리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케일 몽크 미주리대 교수(인간개발·가족학)는 “이미 끝난 관계의 복원을 고려할 때는, 처음에 헤어졌던 이유를 곰곰 생각해보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심리학자 마들렌 메이슨 론트리는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서로 성적 매력을 느끼지만 근본적으로 공존할 수 없을 때 자주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런 관계는 재결합하더라도 일종의 ‘파괴적인 밀당 관계의 역학’(destructive push-pull dynamic)을 초래하고, 함께 있으면 서로에게 독약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녀는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정서적·육체적인 학대의 표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데이팅코치 제임스 프리스에 따르면 불안정한 연인 관계는 두 사람 중 한 쪽의 헌신성이 뚝 떨어진 경우에 대체로 많이 발생한다. 그는 “자신의 건강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관계를 단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 내용은 ‘가족 관계’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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