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불만족하면서 이별 안 하는 심리는?(연구)
연인 관계가 불만족스러운데도 헤어지지 않는 것은, 이별이 파트너에게 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대와 캐나다 토론토대의 공동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관계 종식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뿐만 아니라, 관계 유지에 대한 파트너의 욕구와 필요성을 고려할 가능성에 대해 탐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파트너가 연인 관계에 대해 더 충실하다고 믿을수록, 헤어지자고 선수를 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연인 관계를 끝내기로 결정할 경우 시간·자원·감정 등의 투자가 그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또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경우에도 불만족한 관계를 유지하며 파트너 곁에 머무를 수 있다. 이 경우 머무르거나 떠나는 결정은 이기심에 바탕을 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만족스러운 연인 관계에 대한 결정에는 이타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파트너가 관계에 매우 충실하다고 인식할 경우 이별하자고 선수 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것이다.
이는 자기 자신은 관계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 개인적으로 관계에 불만족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사만타 조엘 캐나다 웨스턴대 조교수(연구 당시 유타대 조교수)는 “일반적으로 파트너의 마음을 상하게 하길 원치 않으며, 파트너가 원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사람들의 파트너에 대한 인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파트너의 관계에 대한 충실성을 과대평가 하거나 이별이 너무 고통스러워 그렇게 인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파트너의 관계에 대한 의존성 인식을 바탕으로 머물기로 결정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차후 관계가 개선되면 좋은 결정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나쁜 관계만 연장된다. 파트너를 위해 머물기로 결정하는 것이 꼭 해야 할 친사회적 행동인지도 의문이다. 조엘 조교수는 “관계를 유지하길 원치 않는 파트너를 도대체 누가 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내용은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 11월호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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