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후 불청객 '질 건조증' 대부분 '쉬쉬' (연구)
질 건조증은 주로 성관계 때 생식기 부위의 통증과 불쾌감·따가움·가려움·화끈거림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성관계 때는 그 증상이 매우 심하다. 질 건조증은 또 성관계 때 통증(성교통)과 불쾌감을 일으키고, 성교후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뚝 떨어지는 폐경 전후에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여성들이 일생 중 한 번씩은 겪을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메사추세츠대·미시간대 등의 전미여성건강(SWAN)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의사에게 질 건조증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질 건조증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도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SWAN 연구팀은 1996~2013년 중년 여성 2,435명의 진료 기록을 정밀 분석했다. 조사 초기에 이들의 연령은 42~53세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여성들 가운데 연구 초기에 질 건조증을 보고한 사람의 비율은 약 19.4%에 불과했다. 또 이들이 57~69세에 달할 때까지 질 건조증을 보고한 비율은 약 34%에 그쳤다. 연구팀은 질 건조증이 매우 많은 여성들에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50% 이상의 여성들이 의사에게 질 건조증을 보고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에스트로겐 질정· 질 크림· 질 링(질내 고리)와 새로운 질내 DHA(디히드로안드로스테론) 등 효과적인 방법으로 질 건조증을 치료한 여성은 전체의 약 4%에도 채 못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여성들은 성관계를 더 많이 가지면 질 건조증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여성들은 증상이 나아질 것을 바라며 성관계를 완전히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미폐경학회(NAMS) 이사장 조앤 핑커톤 박사는 “일부 여성들은 성관계 때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면 윤활제를 사용하게 마련이나, 윤활제·질 보습제가 불충분할 경우 에스트로겐 질정 등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런데도 이런 치료법을 이용하는 여성이 4%에도 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이라며 “여성들은 질 건조증을 보고하고, 의료진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NAMS의 ‘폐경’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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