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애 여성, 호르몬과 관계 없이 남성적 용모에 더 끌려(연구)
종전의 연구 결과와는 달리, 이성애 여성들은 호르몬(피임약 복용)과 관계없이 남성적인 용모에 더 많이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글래스고대의 최근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이성애 여성 584명에게 매주 호르몬 피임제 복용 실태와 관계 상태를 5주 동안 보고하게 했다. 이어 6개월 뒤, 2년 뒤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조사·연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서 타액(침) 샘플을 제공받아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또 단기적으로 교제할 남성과 장기적 관계를 맺을 남성에 대한 용모 선호도를 각각 테스트했다. 여성들에게 무작위로 선정한 남성 10명의 얼굴을 각각 보여준 뒤, 가장 매력적인 얼굴을 고르게 했다. 이와 함께 각 얼굴에 대한 매력도를 평가하게 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사진 속 남성들의 눈썹·턱선·광대뼈 등 특징을 바꿔, 그들의 얼굴이 더 남성적 또는 여성적으로 보이게 다소 손질했다.
그 결과, 이성애 여성들의 남성 용모에 대한 선호는 에스트라디올·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수치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베네딕트 C. 존스 글래스고대 교수는 “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여성들이 매력적으로 여기는 남성들의 유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남성적인 용모를 여성적인 용모보다 더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성애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단기 교제 목적의 남성들을 물색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더 남성적인 용모를 가장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2013년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임약을 복용 중인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덜 남성적인 용모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남성적인 용모에 대한 선호가 호르몬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이 여성들의 남성적 용모에 대한 선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존스 교수는 “피임약이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선호도를 바꿔 연인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높아지고 있으나, 그런 증거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호르몬과 여성들의 남성적 용모에 대한 선호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최대 규모의 추적조사다. 하지만 참가자 전원이 백인 여성들이고, 백인 남성들의 얼굴만 제시됐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내용은 ‘심리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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