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질 증후군' 괴담 유행…실체는?

런던 산부인과 전문의 샤지아 마릭 박사는 “바이브레이터로 자위행위를 한 뒤 질의 감각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사진=shutterstock.com)


섹스토이를 많이 쓰면 질 감각이 무뎌진다? 최근 섹스토이 사용자들에게 ‘죽은 질 증후군’(dead vagina syndrome)이 생긴다는 괴담이 퍼지고 있다,

 

‘죽은 질 증후군’이란 바이브레이터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음핵과 질의 자극에 대한 내성이 생겨,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뜻하는 신종 용어다.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런던 산부인과 전문의 샤지아 마릭 박사는 “죽은 질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존재한다는 의학적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바이브레이터로 자위행위를 한 뒤 질의 감각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 모유 수유, 호르몬 복용, 출산 직후에도 질의 감수성이 똑같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한 뒤 질의 감각이 떨어질 경우에도 그 영향은 1시간 안에 없어진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들의 불과 0.5% 만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한 뒤 하루 이상 질의 감각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릭 박사는 “바이브레이터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게 아닐까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자위행위가 일상생활과 정신적 건강, 부부관계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질의 민감성이 뚝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다른 질병 때문일 수 있다. 이때는 바이브레이터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전문의와 의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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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로봇의 진화는 어디까지?

    온라인 포르노가 인터넷의 성장을 이끌었듯 섹스를 위한 휴머노이드의 개발은 이미 로봇공학 분야에서 기술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섹스 로봇 업계에서는 2050년이면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섹스 로봇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공학 등이 융합하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리얼돌'이 섹스 토이로서 각광을 받았다면, 지금은 감정을 표현하고 고객의 취향에 따라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섹스 로봇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입니다.  원래 섹스 로봇(Sex Robot)은 인간의 성행위를 대신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을 의미하는데요. 200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0》(Adult Entertainment Expo 2010)에서 트루컴패니언사가 선보인 ‘록시(Roxxxy)’가 최초의 여성 섹스 로봇이었습니다. 키 170cm, 몸무게 54kg의 여성 형태의 이 로봇은 란제리 속옷 차림을 하고 있고, 합성고무 소재로 실제 인간 피부와 같은 질감을 구현했습니다. 신체 안에 내장된 랩톱 컴퓨터와 피부 센서가 소유자와 다양한 형태의 쌍방향 접촉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해당 로봇과 초보적인 대화가 가능한 점, 소유자의 촉각에도 반응한다는 점에서 론칭 당시 상당히 센세이션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고객의 취향에 따라 피부색, 머리 색깔, 성격을 선택할 수 있었고, 1대당 가격은 7,000∼9,000달러(약 790만 원~1,020만 원) 수준이었죠. 최근 등장한 섹스 로봇 중에선 미국의 리얼보틱스(Realbotix)가 개발 중인 '엑스 모드(X-Mode)' 버전의 섹스 로봇 하모니(Harmony)가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하모니'는 인공 지능 센서가 탑재돼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고 겉은 실리콘 소재로 피부의 질감을 표현해 인간의 외형과 비슷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내부에는 금속 척추·갈비뼈·질·항문 등이 내장되어 있고, 사용자의 터치나 말,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얼굴 표정과 입 모양까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하모니'에게 "나 다른 여자랑 얘기해도 돼?”라고 물으면 '싫다'라고 거부하며 질투하는 모습도 보여준다고 하죠. 한편 중국 기업 AI Tech는 ‘엠마(Emma)’라는 휴머노이드 애니매트로닉스 섹스 인형을 출시했습니다. 엠마는 고무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머리를 움직이고 눈을 깜박이며 영어와 중국어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엠마 속에는 만지면 신음 소리를 내는 터치 센서가 내장되어 있고, 로봇 온도가 섭씨 37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만질 때 따뜻해서 정말 사람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공지능 센서의 특성상 소유자가 로봇과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로봇이 소유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더 똑똑해지는 특징이 있죠. 그 밖에 섹스돌 지니에서 선보인 AI 기술 인형, '마벨라'는 로봇 소유자와 대화할 수 있는 사용자 맞춤형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갖추고 있고, 움직이는 눈, 입술, 심지어 목을 돌릴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더욱 로봇과 관계를 시도할 때 더욱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입니다. 섹스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인간에게 좋은 반려자가 되는, 좋은 파트너가 되어 즐거움과 안락함을 안겨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 섹스 로봇이 반려자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결핍을 채울 완벽한 인간 대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성이 원하는 섹스 로봇은 단순한 성욕의 해소 대상일까요? 물론 로봇의 비닐팩과 관이 여성의 자궁을 대체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섹스 로봇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이성 친구로서의 기능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그녀>의 인공지능도 진짜 여성 같으나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남성 이용자 맞춤의 감정 노동을 다하는 가짜 여성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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