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생존자, 2년 경과 후 정액에서 에볼라 RNA 검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2년이 지난 남성 생존자들의 정액에서 에볼라 RNA(리보핵산)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의 에볼라 관리지침이 개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2년이 경과한 생존자들의 정액에서 에볼라 RN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의 일부는 이전의 정액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 RNA는 유전정보 전달물질이다.
연구팀은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2016년 성관계 감염에 대한 에볼라 관리지침’의 개정과 시간 경과 후의 감염 사례 연구를 촉구했다.
에볼라 관리지침은 에볼라 바이러스병(EVD)에 걸렸으나 생존한 남성들을 관리하는 기준이다. 종전 관리지침은 발병 후 최소 12개월 동안 또는 정액검사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RNA가 음성 반응을 2회 보일 때까지 성관계 절제와 콘돔 사용 등 조치를 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몬로비아의 에볼라 생존자들에 대한 추적조사에 등록한 참가자들은 정자 기증에 동의했다. 또 샘플을 제출한 남성 에볼라 생존자 149명 가운데 13명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였고, 이들 중 11명은 발병 2년 후에도 양성반응을 보였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대 윌리엄 피셔 조교수(폐 질환·중환자 진료)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부 남성 생존자의 생식기에 오랫동안 살아남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많고, 시력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계속 살아있는 원인과 바이러스 RNA의 검출이 감염성 바이러스의 존재를 뜻하는지 여부를 향후 연구에서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전염병 공개 포럼’(Open Forum Infectious Diseases) 저널에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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