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수면욕, 어느 게 더 강할까?(연구)

초파리 실험결과, 성별에 따라 달라

연구 결과 수컷들은 짝짓기 욕구보다 수면 욕구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들의 경우는 그 반대다. (사진=shutterstock.com)


수면 부족으로 피곤한 남성들의 경우 성관계 대신 휴식을 취할 확률이 여성들보다 더 높을 것을 시사하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마이클 니타바흐 교수팀의 ‘초파리의 수면 습관과 짝짓기’에 관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초파리가 잠을 자고 짝짓기를 하는 동안의 두뇌 활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이 부족한 초파리 수컷들은 사랑을 구하는 데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암컷들이 짝짓기하는 데는 수면 부족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이 같은 행동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기혼 커플들 사이에서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들은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그런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밤에 잠을 못 잤을 경우, 열정적인 밤을 보내기보다는 수면을 취할 수 있기를 더 바라는 쪽은 여성이 아닌 남성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들은 졸릴 때도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관계와 수면에 관한 한, 초파리의 뇌는 인간의 뇌와 비슷하게 작용한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마이클 니타바하 교수는 “유기체는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할 수 있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성욕과 수면욕이 상충할 때 어느 것을 택할지 결정하는 매커니즘은 인간이든 초파리든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구애 행위와 수면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신경연결(neuronal connection) 작용을 이번에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또 성적으로 흥분한 수컷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으나, 암컷들의 경우 잠을 더 많이 잤다. 니타바하 교수는 “암컷들은 아무리 피곤해도 좋은 짝짓기 상대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니타바흐 교수는 “어떤 행동이든 간에, 가장 강한 생물학적 충동이 다른 행동을 억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컷들의 경우 뇌는 짝짓기 욕구보다 수면 욕구가 더 강하다고 느낀다. 암컷들의 경우는 그 반대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들의 성욕은 잠을 더 오래 잘 수록 더 강해진다. 추가로 늦잠을 잘 때마다 여성들의 기분은 더 좋아진다. 그래서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른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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