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때 경막외 마취제 맞으면 산후우울증 가능성 작아져
분만 때 경막외 마취제를 맞으면 산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료센터 매기여성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산모가 맞는 경막외 마취제는 통증관리 차원을 넘어 산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을 작아지게 한다.
연구의 주요저자이자 매기여성병원 출산마취과장인 그레이스 림 박사는 “분만 진통은 일부 여성들에게 심리적으로 해로우며, 산후 우울증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경막외 마취제를 맞아 분만 진통을 덜 느낀 여성들이 산후 우울증을 보일 확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분만 시 경막외 마취제를 맞은 여성 201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하고 분만 진통을 0~10점 척도로 평가한 뒤, 경막외 마취제의 통증 개선 효과를 계산했다. 또 출산 6주 후 에든버러 우울증 척도를 사용해 산모의 우울증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분만 시 경막외 마취제를 맞아 통증을 줄인 여성들의 산후 우울증 위험도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팀은 출산 전 호소했던 우울증 및 정신불안증세, 분만 때의 질 파열과 트라우마로 인한 출산 후 통증 등 여성의 산후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이미 알려진 위험인자를 통제했다. 림 박사는 “산후 우울증은 호르몬 변화, 모성에 대한 심리적 적응, 정신병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다”며 “산후 우울증의 관리 방법에는 경막외 마취제를 맞는 것 외에 마사지·명상·수중분만 등이 있다”고 밝혔다.
질 분만이냐 제왕절개 분만이냐, 자가 분만이냐 병원 분만이냐, 경막외 마취제를 맞느냐 안 맞느냐는 모든 여성의 선택 사항이다. 하지만 출산 후 우울증은 산모 7명 중 한 명꼴이 호소할 정도로 심각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경막외 마취제의 선택 여부를 결정해야 할 처지에 있다면 선택하길 권한다.
이 내용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마취통증의학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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