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질에서 14일간 생존
신생아 소두증 등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가 감염 후 여성의 질에서 14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방역당국은 지난 5월 중순 온두라스로 여행 갔다가 귀국한 26세 여성에 대한 검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미국 메디컬데일리가 보도했다.
이 여성은 비행기에서 내린 지 5일 뒤 두통·발열·발진 등 뚜렷한 지카 감염 증상을 보였으며, 검사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이 감염된 뒤 침에서 8일, 질에서 14일, 적혈구에서 무려 81일 동안 지카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의 질과 적혈구 내 지카 바이러스 생존기간은 지금까지 확인된 감염 사례 중 가장 길다. 이 여성은 17일 만에 완전히 회복됐다.
방역당국은 “여성과 남성의 성관계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지카 바이러스가 질관에 살아남아 성교 시 및 출산 시 감염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에 복제 및 감염 능력이 있는지 여부와 복제·감염에 걸리는 시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검사 결과는 지카 바이러스의 질 내 생존기간이 비슷하게 나타난 생쥐 암컷에 대한 실험결과로 뒷받침된다. 한편 지카 바이러스는 남성의 정액에서 최장 93일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질병통제센터(CDCP)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지역에 갔다 돌아온 여행객들에게 성행위 때 콘돔을 사용토록 권하고 있다. 증상이 없는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된 남성은 6개월 동안, 여성들은 8주 동안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채 성행위를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중 80%는 이렇다 할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감염된 태아가 심각한 기형으로 태어날 수 있어 전 세계에 지카 바이러스 방역 비상이 걸렸다.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약 4,000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약 900명이 임신부였다.
김영섭 기자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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