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괴리된 성교육, 외국도 마찬가지 고민
최근 25년간 10개국의 학교 성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적을 막론하고 학생들은 학교 성교육을 불편해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학저널(BMJ Open)에 실린 이 연구는 55개의 연구를 참고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10개국(미국,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이란, 브라질, 스웨덴)의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12세에서 18세 사이 학생들의 관점을 조사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견됐는데 가장 큰 문제는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는 내용만 가르친다는 것이었다. 성관계 합의나 오르가슴, 성적 취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성병이나 임신의 위험성에 대해서만 가르치는 경향이 있었다. 또 이성 관계에만 지나치게 편향된 점도 지적됐다. 학생들은 “의학수업을 받는 것 같았다”, “동성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두 번째는 학교 선생님들이 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이 연구의 저자이자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공중 보건 연구 방법론 연구원인 판도라 파운드는 “학생들은 성적인 문제에 대해 교사에게 말하기 불편해한다”고 말하고 “성에 대해 긍정적이고 자기 일을 즐기며 학생들과 명확한 경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에서 성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 교육부가 6억 원을 들여 제작한 ‘학교성교육표준안’이 성차별 조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교육부는 즉시 이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수정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새로운 성교육 가이드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해외의 성교육의 문제점을 분석한 연구는 참고할만하다.
속삭편집팀 soxak@sox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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