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오르가슴에 부친다

[김원회의 性인류학]


(사진=픽사베이)


현대성학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Sigmund Freud는 120년 전에 여자가 질을 통해 오르가슴을 얻어야지 클리토리스를 통해 얻는 것은 미숙하고(infantile), 불완전한(incomplete)하며 정신병적(psychogenic)하다고 했다. 물론 너무 틀린 얘기지만 아직도 그걸 느꼈느니 못 느꼈느니 내 탓이니 남자 탓이니 하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면마저 있다. 한동안 여자의 클리토리스는 남자의 젖꼭지가 비활성화 된 것처럼 여자의 퇴화부분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여하튼 사람들이 오르가슴이 하나가 아니고 그 속에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 것만 해도 큰 변화이기는 했다. Alfred Kinsey가 클리토리스의 의미를 알게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세월은 갔다. 어차피 쾌감을 느끼는 중추는 뇌의 같은 곳에 있기 때문에 오르가슴은 그저 오르가슴이라고 해도(Orgasm is an orgasm) 맞는 얘기다. 그러나 그 질에 있어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통증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역시 같은 중추이면서도 맞아서 아플 때, 찔려서 아플 때, 데어서 아플 때, 그 느낌이 같지 않은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내가 성학을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40여 년 전만 해도 오르가슴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했었다. 그나마 G-spot의 정체가 들어나면서, 사람들이 질을 통해 더 나은 오르가슴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면서부터였다. 세 가지는 Clitoral orgasm, vaginal orgasm 그리고 blended orgasm이었다. Blended orgasm은 일명 simultaneous orgasm이라고도 하여 남녀가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이런저런 노력들을 해보기도 했지만 실은 질과 클리토리스에서 동시에 느꼈다는 얘기였다.

 

강의할 때처럼 쓰니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톤을 바꾸어 써 본다. 현재 일러지고 있는 오르가슴의 종류는 대개 아래와 같다.

 

1. Clitoral orgasm

2. Vaginal(G-spot) orgasm

3. Blended orgasm

4. Anal orgasm

5. Deep vaginal(A-spot) orgasm

6. Squirting orgasm

7. Cervical orgasm

8. Nipple orgasm

9. Exercise orgasm(coregasm)

10. Sleep orgasm

11. Multiple orgasm

 

(사진=픽사베이)


몇 번 포스팅 한 적이 있지만 현대성학에서 얘기하는 클리토리스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의 윗부분과 같은 작은 일부이며 그 큰 밑 부분은 질을 통해 제대로 자극할 수 있으므로 이를 G-spot이라 하니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요즈음 핫이슈인 squirting orgasm은 여자사정(female ejaculation)과 거의 동가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이 때 나오는 액체가 0.5cc에서 150cc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 보아 소변이 아니고서야 2-30cc 이상의 액체가 나올 것이 없으므로 소변으로 취급하여 사정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여성사정은 분명히 있으며 많은 양의 액체가 나오면 그게 소변임 또한 틀림없다. 남자는 사정과 배뇨가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생리이지만 여자는 꼭 그렇지 않아 오르가슴 직전에 심한 배뇨감을 느끼게 된다. 거의 모든 한국여성들은 이 때 소변이 나올까봐 전전긍긍하지만 외국의 ‘Squirting school(이런 강좌가 있음)’ 같은 데서는 참지 말고 소변을 보게(let go) 가르친다. 한데 이 때 느끼는 오르가슴이 최고라고 하니 (남자인 나도) 믿을 수밖에 없다. 이 또한 40퍼센트 수준의 얘기라고 한다. 두꺼운 타올 몇 장을 들고 침대에 올라가야 할지도 모른다. 요령은 손가락으로 G-spot을 제대로 강하게 자극해 주는 데에 있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유방 특히 유두를 자극해서 약 40퍼센트까지 오르가슴 수준의 쾌감을 얻는다는 보고는 많이 있으므로 믿어도 좋으며, 운동 중에 오르가슴을 경험하거나 아니더라도 그 수준의 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여자도 남자들 몽정하듯이 꿈을 꾸면서 같은 쾌감을 얻기도 하는데 이를 sleep orgasm이라 한다. Multiple orgasm은 연속해서 몇 번씩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인데 매번 자극이 따로 필요한 경우와 스스로 경련 일어나듯 계속해서 여러 번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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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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