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수트라
[김원회의 性인류학]
카마수트라(Kama Sutra, aphorism of love, 사랑의 金言)는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고대 인도의 성애(性愛)에 관한 경전이자 성교육서라 할 수 있다. Kama는 인도의 '사랑의 신'이며 sutra는 금언, 잠언 또는 원칙 등의 뜻을 갖고 있다. 4세기경에 바쨔야나(Vatsyayana)가 썼다고 전해지지만 그 이전인 1~2세기경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냐하면 1875년 이 책을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 영국의 리차드 버튼경이 '성 요한이 복음서를 쓰고 있을 때 바쨔야나는 갠지스강가의 베나레스 라는 곳에서 카마수트라를 쓰고 있었다'고 썼기 때문이다.
또 1세기경에 살았던 왕인 쿤탈(Kuntal)이 성행위 중에 흥분해서 왕비인 말라예바티를 카르차리(kartari)라는 이름의 악기로 때려서 죽게 한 일이 있는데, 바쨔야나는 이 얘기를 인용하면서 절정기에는 항상 주의하라고도 썼는데 이 부분이 세상에 많이 알려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인도의 성학자(性學者)의 말에 의하면 카마수트라에는 370년 때의 얘기도 인용되고 있기 때문에 4세기 후반기에 쓰여진 것이 틀림없다고 하니 그 연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쿤탈왕의 얘기는 지금도 오르가슴 중에 약간의 '의식의 변질(alteration of consciousness)'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간혹 성교 중에 옛 애인의 이름을 불러 낭패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걱정이 되는 사람은 정신을 바짝 차릴 일이다.
고대의 인도에서 인생의 3가지 목적으로서 다르마(Dharma), 아르타(Artha)와 카마(Kama)를 들고 있는데, 다르마는 법, 이득 같은 종교적 의무를, 아르타는 부와 이익을 추구하는 의 처세의 길을, 그리고 카마는 사랑과 쾌락의 성애의 길을 뜻한다. 인도에서는 성애(性愛, 카마샤스트라, Kama Shastra)에 관한 책이 많은데 이 중에서도 카마수트라가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백미(白眉)로 꼽히고 있다.
성애의 기교, 처녀와의 교접, 아내의 의무 등은 물론 심지어는 남의 아내와의 통정, 매춘부, 미약(媚藥) 등에 관해 논술하여 일반시민을 성 지식의 결여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책으로 평가되고, 고대인도의 일상생활이나 사회에 관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인도 고전문학에 있어서의 연애묘사의 배경을 이루는 것으로서, 그 연구나 감상을 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도 한다.
원래 힌두교에서는 성을 보는 시각이 다른 문화에 비하여 훨씬 관대했다. 그래서 우리네 유교사상이나 서양의 유대-그리스도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성을 지극히 정상적이고 필요하며 신성한 것으로까지 보고 있다.
여기서 종교적 성사(聖事, sacramental)는 물질과 에너지의 결합이 되기도 하다. 또 시바(Shiva)와 샥티(Shakti)의 결합이기도 한데, 시바의 상징이 링감(lingam, 陰莖)이고, 샥티의 상징이 요니(yoni, 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