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와 섹스리스
[김원회의 性인류학]
포르노는 성적 흥분을 유발시키기 위하여 이용되는 글, 그림, 사진, 비디오나 영화 또는 공연행위를 의미한다. 이 중에서는 일부 성교육이나 성치료에 이용되는 긍정적인 것들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작금에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비디오나 인터넷의 음란물들은 개인이나 사회에 워낙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오히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문화를 퇴폐화 시키는 외에 출산율 저하와도 직접 관계가 있으므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 심취한 남자는 시간에 쫓기고 심신이 쇠약해져서 쉽게 아내를 ‘인터넷 과부’로 만든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섹스의 노예가 되면 워낙 강열한 자극을 학습하게 되어 자기 처와의 키스나 애무 등으로는 쉽게 흥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소위 흥분장애와 같은 성기능장애가 된다. 심하면 발기부전도 올 수 있다. 결국 의무적인 행위만 하게 되거나 차차 섹스리스가 된다. 게다가 자신을 포르노의 주인공과 비교하다가 열등감은 물론 우울감까지 뒤따르게 되고 결국 부부사이의 친밀감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음란물을 보면 자연히 자주 자위행위를 하게 되는데, 부인과의 잠자리는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원래 성적인 즐거움은 상대중심적인 것이다. 내가 즐거운 것보다 상대가 즐거운 것을 보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포르노에 몰입되면 인간관계를 통한 즐거움이 없으므로 오직 자기중심적 쾌락만을 찾게 된다. 한심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물론 여자에게도 일어난다. 특히 여자의 경우, 현실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쾌락까지 동경하는 바람에 배우자와의 관계에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심하면 기피, 혐오마저 일으키게 된다.
다만,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하드코어(클로즈업된 성교장면 등) 영상을 보고난 남자는 정자수가 늘어나고 정자의 운동성도 증가하는 긍정적 변화를 보인다. 그래선지 여러 불임(난임)클리닉에서 정액채취 전에 이런 영상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포르노는 워낙 부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거의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