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가치
[김원회의 性인류학]
과거 우리나라 여성들은 경제적, 사회적인 지위가 낮아서였겠지만, 서로가 좋아서 육체관계를 했어도 ‘몸을 빼앗겼다’거나 ‘순결을 잃었다’는 생각으로 남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여 연을 맺거나 보상을 받으려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한 의타적으로 자라게 되어 자신의 성정체성에 확신이 없고, 자립심이나 독립심이 결여된 채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 풍속이 바뀌면서 한국인의 성에 대한 태도(態度)도 많이 달라졌다. 2006년 한국성과학연구소(소장: 이윤수)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여성의 성의식’에 대해한 설문 조사에서 ‘통상 여성들이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는 대답이 62.4퍼센트, ‘현재 남편 외에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23.1퍼센트가, 그 중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럽다’는 군에서는 44.7퍼센트가 있다고 대답했다.
사회가 많이 변해갔다. 전국 어디서나 러브호텔이 성행하여 자칭 ‘불륜공화국’이라 부르기도 했다. 물론 일부에서이지만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되므로 유흥시장은 점점 커지기만 했다. 드물지만 삼인성교 등 서양의 성 풍조를 흉내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2015년 4월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내용은 더 진보적이었다.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했으며, 그 외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이 26.4퍼센트,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인식도 74.2퍼센트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