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과 성결교육

[김원회의 性인류학]


(사진=픽사베이)


성은 인격이다. 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연인을 평생토록 잊지 못하는 현상도 성이다. 성교육은 이런 기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이성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성이며, 성은 서로 호의적인 남녀 간의 제 삼의 언어이며 가장 좋은 사교방법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그 속에서 서로간의 신뢰를 쌓고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애정이 없으면서 이루는 성은 결국 추억 속에 앙금으로만 남기도 한다.

 

올바른 성교육의 적들은 참으로 많다. 지나친 성에 대한 보수주의, 사회적, 종교적 편견 등을 포함한 부정적인 모든 것들이 해당된다. 성교육은 반드시 실시하되 되도록 일찍 시작해야하며, 연령에 맞추어 적절하게 해야 하고, 성에 관하여는 반드시 긍정적인 교육이어야 한다. 공연히 성교육을 한답시고 성결교육, 시대교육 같은 인위적인 것들을 늘어놓으면 안 하느니 만도 못하다. 또 성교육은 가능하면 전문가들(의사, 간호사, 심리학자, 사회학자, 성교육자 등)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그 동안의 과정은 모르지만 되돌리기 힘든 부작용들을 지금 보기 때문이다.

 

가만 놔두면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처음에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성을 터득하게 된다. 그게 자연이다. 그 험악했던 한국전쟁 때 사춘기를 보낸 나의 생각이다. 공연히 어른들이 나서서 이들의 성 의식을 망쳐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성세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모들이 성을 건전하게 바라보지 않고 주로 성병, 원치 않는 임신, 성범죄와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만 가르치면 이런 아이들은 결국 성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성에 대한 공포는 물론 제대로 성적 만족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후에 시쳇말로 삐뚤어지게 된다.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안 하려할 가능성이 점점 올라간다.

 

넷플릭스 드라마-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원제 'Sex Education')


생식 권리란 것은 결혼, 성, 임신 그리고 출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통해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고 자발적인 선택이 보장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으며 윤리적 종교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20세기 후반부터 국제적인 여권의 신장과 함께 많은 나라에서 그 개념이 인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K 성교육 따위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자연계에 있어서 모든 생물의 성은 권리이며 의무이다. 잘들 살펴보시기 바란다. 잘못하면 자연과 역사에 큰 죄를 저지를 수 있다. 억지로의 법을 만들어서 되는 일은 더구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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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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