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살 냄새 잊어버렸다고요?

[김원회의 性인류학] 섹스리스 부부의 문제


(사진=픽사베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성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어 걱정이다. 성은 남녀 사이의 친밀감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인데 이를 등지고 살면 얼마나 힘들까?

 

부부 관계에서 섹스리스라면 혹시 '적과의 동침' 같은 사이가 되지 않을까? 자칫 잘못하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소위 섹스리스(Sexless)는 두 사람의 행복과 만족에 엄청난 손실을 줌은 물론 출산율 감소, 독신, 이혼, 만혼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일본인들의 정의에 의하면 ‘한 달에 한 번도 성교를 하지 않는 것’이 섹스리스다. 그렇다고 그 영어의 뜻처럼 전혀 성행동을 안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삽입성교 이외의 성표현은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키스, 애무 등은 아무리 해도 섹스리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성교 외적인 성행동도 잘 안 하기 때문에 ‘파트너를 성이 없는 감옥에 가두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하튼 젊고 건강한 결혼 남녀가 2주일이 지나도 아무 성적 접촉을 하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도 좋다.

 

어떤 부부는 하루에 두 번씩도 하는 섹스를 한 달에 한 번이라던가 마지막 성교가 1년 전이었다고 하면 뭔가 많이 아쉽고 억울한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섹스리스는 대부분 남녀 중 한쪽에서 원인을 제공하여 생기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피해자가 되고 나아가서는 자녀 또는 집안 식구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다 줄 수 있다.

 

물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임신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집안일이 너무 힘들어서 또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일차적인 이유들 때문에 성을 포기하는 경우는 오히려 그리 많지 않다.

 

의학적인 장애 즉 발기부전이나 성교통 같은 성기능 장애 같은 것이 있어 성을 기피하기 시작한 경우도, 배우자의 건강이나 위생상태 때문에 성을 기피하게 된 경우도 있다.

 

너무 뚱뚱한, 입에서 계속 구취가 나는, 목욕도 안하고 심한 땀내를 풍기는 또는 몸에 부스럼이 많이 나 있는 배우자들은 교정이 가능한 문제를 갖고 있는 예들이므로 오히려 문제해결이 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 정신심리적인 배경이 깔려있는 경우는 문제가 좀 달라진다.

 

배우자의 외도나 또는 그랬을 것이라는 의심 때문에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서 아무 성적 욕구를 못 느낌은 물론 성을 혐오하게까지 된 경우도 있고, 배우자에 대한 자기도 모르는 복수의 마음으로 성을 마치 무기처럼 생각하여 이를 거부함으로서 상대를 괴롭히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 중에는 성과는 관련 없는 시집이나 처가 식구들에 대한 반발까지 포함된다. 소위 한국식 ‘한’이 그 원인일 수 있는 것이다.


불화가 원인인 부부는 자신이 이기려고 결혼했는지, 아니면 행복하려고 결혼 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섹스리스 부부가 결코 행복하기 어려운 것은 대부분의 섹스리스 부부는 섹스 뿐 아니라 대화도 잘 안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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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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