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아름다운 성에 왜 눈 감는가?

[김원회의 性인류학] 노인의 성과 행복



(사진=픽사베이)


필리핀 우화를 하나 소개한다. 어떤 농부가 소를 몰고 밭을 갈고 있었는데, 이 소가 부근에 있던 버려진 마른 우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됐다. 농부는 자기의 소가 좁은 공간에서 너무 고생을 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차라리 편하게 죽게라도 해주자고 마음먹고 삽으로 흙을 퍼서 우물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소는 흙에 덮여 질식해 죽기는커녕 오히려 등에 쏟아지는 흙을 좌우로 털고 밑으로 떨어뜨려 발로 딛고 일어섰다. 이렇게 떨어지는 흙을 털고 딛고 일어서기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기력이 쇠잔해지기는 했지만 결국 끝까지 올라와 목숨을 구했다.

 

이 얘기는 많은 것을 암시해 줄 수 있겠지만 성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제일 먼저 노인의 성을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힘은 빠지지만 그래도 끝까지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을 거기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성’이란 말을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쓰지만 기실 외국에서는 좀 기피하는 용어이다. 옆 나라 일본만 해도 ‘중-고년의 성’이란 말로 대신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육체는 어차피 20대 초반부터 퇴화하기 시작해 모든 기능이 천천히 시들게 돼있다. 음식을 먹어도 그렇고 운동을 해도 그렇고 술을 마셔도 그렇고 공부를 해도 그렇지 않은가?

 

하필 성(性)적 환상, 욕구, 능력만 그렇겠는가? 즉 성의 이런 변화들 또한 다른 모든 인체 기능의 변화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드물게는 예외도 있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오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파트너와의 성관계 때 성적 욕구나 발기 또는 애액 분비와 같은 흥분현상이나 그 흥분의 지속 또는 오르가슴 등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혹 통증이 있는 경우를 흔히 성기능장애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여성들에게 불감증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으며 오히려 여성들을 비하시키는 의미를 안고 있다고 하니 머릿속에서 아주 지워버리는 것이 좋다. 섹스는 둘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가 자기의 것을 하는 것이기도 하므로 남자 기준으로 여자의 성을 평가하는 일은 앞으로 없어져야 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늙어가면서 언제부턴가 꼭 오르가슴을 얻어야만 즐겁고 성취감을 얻는 게 아닌 게 된다. 그저 흥분만 됐다가 말아도,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즐거울 수 있다는 얘기다. 거기서 얻는 ‘의미’의 이성적인 평가는 물론 이럴 때 뇌와 척수 액 속에 증가할 수 있는 많은 물질들, 즉 도파민,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페닐에틸알라민, 옥시토신, 엔도르핀 등 분비물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을 주며 무슨 작용들을 하게 되는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사실 이제까지 굳게 믿어왔던 성 주기 즉 욕구, 흥분, 오르가즘, 해소 등의 과정도 현재 많은 이들에 의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너무 이를 기준으로 자신의 성적능력을 평가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지만 특히 나이가 들면서 생리적인 후퇴현상의 일환으로 일어난 변화를 무슨 병 인양 생각하면 안 된다고 본다.

 

그러면 늙어가면서 성욕은 어떻게 변하는가? 우선 여자들은 폐경과 더불어 갑작스런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게 성적 욕구를 직접 일으키는 게 아닌데다 성욕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인지 폐경을 전후한 현저한 욕구저하는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 왜 약 반수의 여자들은 성욕이 떨어졌다고 하나?

 

여자들은 남자들과 달리 문득 성욕이 일어나 흥분상태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겨우 호기심이나 관심 수준에서 시작해 애정의 표현욕구, 육체적 즐거움의 교환 욕구, 심리적으로 친밀해지고 싶은 욕구, 파트너를 즐겁게 해주고 싶은 욕구, 자신의 well-being 등을 얻으려는 동기 등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다 해도 바로 강한 성욕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약간의 망설임을 거쳐 이성으로 결정하기는 하지만, 일단 성에 응하기로 하였어도 육체적·정신적 및 성적 자극에 의한 주관적인 흥분이 일어나야 비로소 이에 반응하는 강한 성행동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때 무엇보다도 파트너에 의한 계속적이고 능숙한 육체적 자극이 필요한데 이 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가뜩이나 에스트로겐이 모자라면서 일어난 피부의 위축과 감각의 둔화, 그리고 애액의 감소가 있는데 남자의 무관심이나 서툴음이 멀쩡한 여성을 성기능장애자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폐경을 맞은 부인들의 경우, 그 남편들 또한 50, 60대의 초로로 부인들의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충분한 자극을 못해주는 경우가 많다보니 소위 욕구장애가 되는 경우가 허다할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남자는 욕구가 생겨 흥분이 되는 반면, 여자는 흥분이 되지 않고는 강한 욕구가 일어나기 어렵고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더 뚜렷해지니 우리 주변에 욕구장애가 그렇게나 많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과거에 연하의 남자와 사는 여인들은 별로 성기능장애가 없다는 보고를 여러 번 읽은 기억인데 한 번 음미해볼 대목이라 생각한다.


그럼 남자의 성욕은 어떤가? 40대부터 성욕저하, 발기부전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의 폐경에 해당할 만큼의 변화는 남자의 경우 60대 중후반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몸의 테스토스테론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이런 변화를 자신이 뚜렷이 느끼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 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고환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과 체취가 거의 사라지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간혹 사람의 페로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몸 냄새를 기피하는 경우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원래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것으로 여자에게선 사춘기 전에는 물론 없고, 폐경 후에는 사라진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서 나는 냄새는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안 나서 그런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달리 털이 없는 것은 워낙 섹스를 좋아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는 인류학자도 있다는 것은 그저 하나의 학설로 기억해두면 좋은 정도이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세 곳의 털의 기능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다. 그 중 겨드랑이와 음부의 털은 머리털과 달리 매우 테스토스테론 의존적이며 원래 이성을 끌 수 있는 독특한 냄새를 담아두기 위하여 남아 있다고 보아도 좋은데, 이는 특히 여성에서 더 그렇다. 이런 냄새가 폐경과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합목적적 차원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성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괜히 왁싱을 좋아하지 마시라. 마찬가지로 남자도 음낭 표면에서 나는 특이한 냄새는 물론 심지어는 발에서 나는 고린내까지 늙어가며 현저하게 없어지게 되는데 다만 여자보다는 약 15년 쯤 늦게 일어나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사라졌던 체취도 여자에겐 에스트로겐, 그리고 남자에겐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미약하기는 하지만 다시 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성을 위해서라면 호르몬대체요법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젊어서는 온몸이 다 성감대 같았던 여자도 나이가 들수록 유방과 성기 위주로 바뀌게 되므로 위축된 성기로는 우선 아파서라도 계속되는 자극을 이기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더욱 그렇다고 본다. 산부인과 의사 시절 여성호르몬 투여가 80대 여성의 성기를 쉽게 30대처럼 바꿔 놓는 것을 보면서 젊음도 결국 호르몬의 장난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섹스라 하면 과거에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욕구에서 오르가슴까지 마치 한 목표를 위해 층계를 올라가는 형태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즐거움을 얻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아직도 오르가슴 타령을 하고 있지만 그게 꼭 성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더구나 정열이 넘치는 젊은 나이라면 모를까 늙어가면서는 결코 아니다.

 

스턴버크라는 심리학자가 주장하는 사랑의 세 가지 속성 즉 정열, 친밀감 그리고 이성(판단) 중에 나이가 들면서 끝까지 위축되지 않고 남는 것은 이성뿐인 것 같다. 최근 미국 텍사스 대학의 발표에서 섹스를 하는 이유를 237가지나 소개하고 있는 글을 읽었는데 물론 이런 것들이 나이가 든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늙으면서는 서로간의 관계에 더 의미를 두게 되는 이성적 추구가 정열이나 친밀감보다 우선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젊었을 때부터 알던 사이가 처음 만난 이성보다 친밀감 형성이 훨씬 쉬운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세계성학회에서 섹스가 노인들에게 얼마나 유익한가에 대한 발표들이 있었다. 70대에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남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의 남자에 비해 사망률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를 필두로 고혈압, 심장병, 암 등 많은 질병과의 역의 상관관계, 면역력 증가, 삶의 질 고양 등 좋은 점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던 기억이다. 물론 이성의 의미는 이렇게 성을 잘 이어나가는 사람의 얘기들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 중에는 ‘공원의 박카스 아줌마’를 찾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성욕도 식욕과 마찬가지로 못하면 하고 싶고 너무 많이 하면 물리도록 되어 있지만 나이가 들면 꼭 그렇지도 않아 너무 안 하면 성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인간의 몸에서 소위 용불용설에 해당하는 그러니까 안 쓰면 퇴화하는 게 세 가지가 있어 뇌, 근육 그리고 섹스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섹스가 가장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60인가 70이 되면 ‘성이 평준화 된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인가 남자도 여자처럼 어떤 자극이,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있어야 비로소 욕구가 나기도 하는데 따라서 많은 경우 이들이 ‘아줌마’를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아줌마’의 유혹을 거절하기 어렵게 마음이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의 나이든 여성들은 오랜 남존여비 사상에 희생당한 경우가 많아 배우자에 대한 배신감, 한(恨)과 같은 것을 안고 살아 왔기 때문에 이로 인한 욕구장애의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여성들은 현재가 행복하면 과거는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것은 여성의 생리이기도 하다.

 

첫사랑을 잊는 남자는 거의 없지만 현재가 행복한 여자는 지나간 사랑을 오히려 후회하거나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늘어나는 황혼이혼이 젊었을 때 남편에게 당한 것에 대한 복수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늙어도 남녀 사이에 친밀감을 계속 지속시키면 그런 일은 잘 안 생긴다. 그리고 친밀감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상호간 오르가슴의 교환이다. 잘 안 되면 손으로, 입으로, 말로라도 해야 한다. 사랑은 우리가 그동안 수없이 들어 온 것 같은 형이상학적인 것이거나 문학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의 힘이며, 애착이고 결속이고, 가치의 교환이며, 야망의 달성이며 일종의 육체적 거래이기도 하다. 또 거기에는 일시적인 감동도 환상도 존재하지만 때로는 책임과 지배의 감정도 있음을 나이가 들수록 깨달아야 한다.

 

쉽게 생각해서 '어제 했는데 왜 오늘 못해?' 하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연장해 나가면 된다고 가정하자. 기실 젊었을 때 성에 큰 가치를 두고 살았던 사람, 성에서 많은 것을 얻었던 사람, 그래서 성을 마음 것 구사했던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성에 더 적극적이게 마련이다. 젊었을 때 섹스에 질색을 하던 여자가 늙어서 갑자기 달라지는 일은 거의 없다. 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연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기가 잘 안 된다고 의기소침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은 비아그라 같은 좋은 치료제도 많고 이들은 때로는 일반 용량의 4분의1만 써도 효과가 있지만 꼭 삽입을 해야만 성을 달성하는 것이 아닌 바에야 무엇이 문제인가? 성적 욕구와 이를 받아드릴 마음의 자세만 있으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한 예로 오럴을 생각해 보자. 나이와 아무 관계가 없지 않은가? 성기는 절대로 더러운 곳이 아니며 몸의 다른 피부 부위와 다를 것이 없다. 적어도 남자의 손보다는 세균이 훨씬 적다. 폐경이 되어 호르몬이 부족한 여성은 대개 냄새가 좋지 않으므로 호르몬대체요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외는 젊은이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이제는 나이든 여성들도 과거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성에 관한 호기심이나 욕구 그리고 육체적 반응 등은 남자나 여자나 젊은이나 늙은이나 다를 게 없다.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어려서부터 형성된 성을 터부시, 천시, 죄악시하는 그릇된 의식 때문에 아직도 성의 참 의미를 모른 채 긴 세월을 아깝게 보냈는데 앞으로의 귀중한 시간을 또 그렇게 보내다가 갈 작정인가? 성이야말로 하느님이 우리 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신 몇 안 되는 선물중의 하나이다. 여기에는 학력도, 재산도, 명예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우리는 삶의 가치를 그렇게나 불공평한 돈, 명예 같은 데 두지 말고, 이와 같이 공평하고 원초적인 곳에 두어야 한다. 더구나 살아갈 날이 산 날보다 훨씬 덜 남았음에랴? 성을 아는 사람이 사랑을 알게 되고 그래야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진실로 사랑하게 되며 곧 행복이 거기에 있음을 알게 된다.

 

육체적 건강이 인간의 기본 권리인 것처럼 성 역시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기본 권리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는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 부끄러움으로부터의 자유, 죄의식이나 잘못된 지식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 그 외 모든 정신 심리적인 요소들로부터의 자유가 포함되는데 이는 나이와 아무 관계가 없다. 늙었다고 성적으로 점잖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러기에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 너무 아깝다.

 

(사진=픽사베이)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30대 같은 60대도 있고, 60대 같은 30대도 많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떻게든지 젊고 건강하게 그리고 멋있게 끝까지 잘 사시기 바란다. 성은 그런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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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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