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성에서 알아야 할 10가지

[김원회의 性인류학] 행복한 사랑을 위한 성 수칙


(사진=픽사베이)


성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알고 있는 성과 관련된 모든 지식들은 오로지 학습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성은 아는 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하나씩 더 익혀 나가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것들을 열 가지 정도 모아 보았다.

 

첫째, 성은 인격이며 자존감이다. 성의 3대 목적을 종족보존, 쾌락, 사랑이라고 하는데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남자들에게는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성적으로 건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상할 정도로 성에 탐닉하는 남자들 중에는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들은 자신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하여 초조하게 그러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상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돈 후환이 성 불구자였다는 설도 있다.

 

성과 관련하여 심하게 자존감이 손상되는 경우는 남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겨 줄 수도 있으므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여야 한다. 우리는 유교문화권에서 자라서 그런지 성과 관련된 많은 것에서 부정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어떤 종류의 성 표현이든 근심, 걱정, 죄의식 등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둘째, 성은 인간발달과정의 측면에서 보는 것이 좋다. 당신은 아내와 결혼했다기보다 진화적으로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 온 여자들 중의 한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만난 사이인 것과는 무관하게 성차라는 엄청난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자와 여자는 종만 같지 다른 동물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마저 있다. 따라서 여자의 성격을 나에게 맞도록 하려고 다툴 필요가 전혀 없다. 그건 절대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관계에서 꼭 변화가 필요하다면 오히려 나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스킨십에 결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이성간의 피부접촉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흥분이나 노여움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편하게 만들며, 공포감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남자보다도 오히려 여자가 몸의 접촉에 대한 추억을 오래 간직한다.

 

특히 성행위 때 애무에 최선을 다하라. 전에 전희라고도 부르던 부분인데 계속 새로운 방법을 창조적으로 시도할수록 좋다. 여성에 대한 애무는 일이 아니고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도공이 도자기를 빚는다고 생각해도 좋다. 모든 걸 천천히 그리고 살살 해야 하며, 애무하는 부위, 압력,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 때 여자의 반응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말도 소리도 동작도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넷째, 여자의 성은 동기와 기대에서 시작된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따라서 남자는 우선 여자가 멋있는 성을 가졌었다고 생각하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남자의 정력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외국 통계이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본 변강쇠나 포르노물에 나온 배우 같은 남자가 좋다는 여자는 10%에 훨씬 못 미치고, 대부분의 경우 성교시간이 매번 15분이 넘는다면 같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는 보고도 있다.

 

여자가 성적으로 즐겁기 위하여 꼭 오르가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건 살 때 경품이 따라오듯 오면 좋겠지만 없어도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게 여자의 생리다. 너무 전전긍긍할 필요 없다. 잘 모르는 매스컴과 사이비 성전문가 등이 이를 오도해서 공연히 멀쩡한 여자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은 유감이다.

 

다섯째, 여자들이 성에서 일차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친밀감이다. 친밀감이란 자기의 본 모습을 밑바닥까지 보여줌으로서 파트너와 결속되어 있는 감정을 느끼는 경지에서 나타나는, 사랑의 감정 부분으로 이 안에는 따듯함, 나눔, 정신적 접근감 또는 일치감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친밀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서로 오르가슴을 교환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결코 육체가 느끼는 감각은 아니며, 우리가 누군가와 완전히 생을 나누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의 감정적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친밀감은 저절로 생기거나 누가 갖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들고, 유지시키고,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사랑의 속성임으로 때로는 의도적으로 노력을 할 필요도 있다.


여섯째, 남자는 융통성 있는 성 표현을 배워야 한다. 매번 천편일률식의 방법으로 하는 섹스는 아내를 짜증나게 만든다. 하다못해 애무하는 순서라도 바꾸어 보라. 너무 단조롭고, 상대가 늘 예견할 수 있고, 그래서 싫증나는 성행동은 성기능장애로의 지름길이다. 아내 뿐 아니라 당신 또한 그렇게 되기 쉽다. 간혹 격렬해지기도 하고, 포르노도 함께 보며, 아내를 놀라게 할 필요가 있다. 성교 중에는 늘 아내의 영혼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정신을 집중하며 자신의 몸의 느낌을 모두 엔조이하기 바란다. 눈 맞춤도 매우 중요하다. 여자의 몸도 느끼고 영혼도 느껴라. 당신 또한 마음을 열고 뜨거운 심장을 열어라. 그래야 여자가 긴장을 풀게 되고, 어떤 반사가 일어나려 할 때 저항하지 않게 된다.

 

일곱째, 우리 주변에는 성과 관련된 잘못된 지식들이 너무 범람하고 있다. 포르노를 보더라도 욕구와 흥분은 얻을지언정 그 내용은 다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그녀만 생각한다. 그리고 여자의 마음속에도 꼭 나만 있도록 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여덟째, 무슨 무성영화를 보는 것 같이 조용하고 싱겁게 사랑을 나눠서는 안 된다. 제비족이 유부녀 유혹하듯 달콤한 말로 속삭여라.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도 좋다. 어차피 성 표현 중에 속삭인 말들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므로 좀 과장된 사랑의 표현을 해도 좋다.

 

아홉째, 두 사람이 같이 있을 때에는 매일의 일과가 섹스라고 생각하라. 성 만족처럼 두 사람사이의 갈등을 푸는데 좋은 것도 없다. 그렇다고 부부 싸움을 섹스로 풀려는 억지를 해서는 안 된다. 남자는 그렇게 풀릴지 몰라도, 여자에게는 한만 더해지기 때문이다. 불행을 행복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사람은 정말 현명한 사람이다. 어리석은 남자는 관계갈등 때문에 성기능장애가 생기고 현명한 남자는 이를 친밀감 축적에 이용한다.

 

그리고 남자의 위생과 청결은 절대적이다. 청결하지 못함을 느끼는 순간 여자의 흥분은 식고 만다. 아내라고 아무렇게나 대하면 안 된다. 아내가 좋아하는 로션 같은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성에서 냄새는 너무 중요하다.

 

열 번째, 지나치게 점잖으면 좋지 않다. 가금 간질여도 보고, 아내 앞에 무릎도 꿇어본다. 이런 장난 같은 행위들이야말로 서로의 믿음, 친밀감, 수용, 결속 등이 없고는 힘들기 때문이다. 단둘이 집에 있을 때는 실내복이 좋고, 에로 영화를 같이 보는 것도 좋다. 놀리기도 하고, 춤도 추고, 성구 같은 것도 같이 갖고 놀아보고, 서로의 몸을 감상도 하고 각 부위에 별명도 붙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희는 결코 장난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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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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