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토리스

[김원회의 性인류학]

(사진=픽사베이)


여성의 성적 쾌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영어로 클리토리스라고 하는 음핵이다. 단연 어느 부위의 감각도 다 능가한다.

 

영국의 컬페퍼라는 사람이 이미 1651년에 ‘산과 안내서’에서 ‘클리토리스는 단단한 조직이다. 여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성교 시 기쁨을 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없으면 여성이 성교를 원하지도 않고 그 안에서 쾌락을 느끼지도 못하며 성교를 통해 임신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 후에도 왜 수 백 년 동안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질에서 얻는 오르가슴이 더 좋은 것이고 음핵을 통해서 얻는 것은 뭔가 정상이 아닐 거라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성을 종족보존의 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시대, 여성의 성은 남성의 성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믿었던 시절, 여자가 성에 눈을 뜨면 남자들 마음대로 안 될 터이니까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때가 있었다. 나아가 여성의 성기를 마구 훼손하여 쾌감을 모르게 하는 지역이 생겼고 아직도 있다.

 

유명한 1세대 성학자로 추앙받는 프로이트조차도 클리토리스를 통하여 얻는 오르가슴은 정상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성에 있어서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이고를 따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는데도 아직 많은 여성들은 성교 중에 오르가슴을 못 느낀다고 불평이다. 클리토리스를 따로 자극하면 얼마든지 오르가슴 얻을 수 있는데 왜 잘 되지도 않는 방법을 통해서 못 얻는다고 고민을 하고 부부사이의 금슬을 해치는가? 남자고 여자고 마음을 좀 바꾸었으면 좋겠다.

 

(사진=픽사베이)


우선 음핵은 감씨 같은 조그마한 조직이 아니다. 음핵은 그 대부분의 구조가 안쪽으로 숨겨져 있어서 그렇지 실제 크기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의 20배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음핵은 단순히 귀두, 체부, 포피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위의 세 부분은 물론 소대, 질전정구 그리고 많은 발기 조직, 근육, 신경 및 혈관들을 포함하고 있다. 사람들은 귀두만 찾고 심지어는 성교 중에도 거기가 자극을 받아야한다며, 안으로 들어가 버린 귀두를 비벼 보려는 이상한 체위들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문제의 핵심을 잘 모르는 얘기다. 겉으로는 안 보이는 많은 음핵 부위들이 남자의 상하운동에 따라 자극을 받게 되어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성교 때 여성에게 오는 쾌감의 대부분이 발기된 클리토리스 부위 전체에의 마찰에 의한 것이다.

 

아직도 클리토리스를 자기가 자극해서 오르가슴을 얻는 일을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그런 마음을 바꾸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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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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