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자위가 징그럽다고?

(사진=픽사베이)


아내의 자위행위를 본 뒤부터 정이 떨어지고 다시는 섹스할 재미가 없어졌다고 하는 남편이 있다. 못난 소치이다.

 

아내는 아내대로 성만족, 성쾌락, 성행복들을 누릴 기본 권리가 있고 어떤 이유에서였든, 그때 그런 행위를 하고 싶었다면, 할 수 있다. 이 때 남편은 모른 척했거나 오히려 ‘혼자 그러지 말고 내가 도와주마’고 나섰어야 했다. 원래 자위란 성 반응을 유도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의 몸을 자극하는 것으로 주로 배우자가 없거나, 있어도 그에게서 성적 쾌감을 얻지 못했을 때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보조적으로 자신이 시행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무 때나 해도 안 될 것은 없다. 또 서로 도와주면 상승효과도 있다.

 

전에는 손으로 한다는 뜻의 수음(手淫)이란 말을 쓰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듣기 힘든 용어이고,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성행동이란 의미의 자기애(自己愛)란 말을 쓰기도 한다. 사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오로지 자신을 위한, 그리고 가장 자신에게 맞게 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의 외도문화에 억눌려 심한 배신감과 한을 안고 살면서도 그 문화 때문에 그냥 참고 지나거나 남편의 서툴음이나 성급함 때문에 둘 사이의 부부관계에서 오르가즘조차 제대로 못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혼자 그렇게 했다고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해서야 되겠는가?

 

특히 같이 성을 즐길 수 있는 파트너가 없는 사람에게 자위행위야말로 원하는 성적 만족을 얻고 성적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질 성교에 의하여 쉽게 오르가슴이 일어나지 않을 때 손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성적 긴장을 해소시키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남자들의 자위행위는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여자들은 이에 비해 다양한 방식들이 가능한 편이지만 사실 그럴 필요까지도 없다. 편안하고 이완된 마음으로 누워서 둘째나 셋째 손가락 끝에 약간의 윤활제를 바르고 살살 음핵이나 그 주변을 가볍게 만져주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부위와 강도를 조절하면 된다. 이 때 환상은 어떤 걸 해도 죄가 되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진하게’가 좋다.

공연히 이물을 질 안에 넣다가 미혼여성이 병원신세를 지는 것은 피했으면 한다. 필자가 산부인과 의사로서 가장 어렵게 제거한 이물이 탁구공이었음을 부언한다.

 

필요하면 바이브레이터 같은 것을 써도 좋을 것이다. 남편도 그것을 자기의 조수 쯤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어차피 세상에 일분에 2000번 정도의 진동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남편은 없을 것이므로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고 본다.

 

혹시 아이들이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보더라도 모른 척하여야 하듯이 나이든 사람이 하는 것 또한 잘못되었을 것이 하나도 없다. 어렸을 때 자위행위를 하면서 갖게 되는 죄의식 같은 것이 평생토록 나쁜 영향을 가져다주듯이 어른이 되어서의 자위행위 역시 사람에 따라서는 심한 자책감 등을 갖게 하여 많은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으므로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종교적인 이유로 간혹 기피하는 사람은 있지만, 적어도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아니 오르가즘을 자주 경험해야 건강해지고 여자들은 아름다워진다. 이건 나이가 들어서도 다를 바 없다.

 

외국 통계이긴 하지만 50대 여성의 50%와와 70세 이후 여성의 약 3분의 1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에 수반되는 오르가즘도 50대 여성에서 83%, 70이후에 74%로, 성교에 의할 때보다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통계는 물론 배우자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고 외국의 예들이기는 하지만 성에 관한 한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부가 서로 해주는 자위 형태의 자극은 특히 중년 이후의 남녀에게 매우 중요하다. 두 사람이 서로 원할 때 또는 한사람이 질병 등으로 전과 같이 성교를 할 수 없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기가 쾌감을 얻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쾌감을 느끼게 하여 그것을 보는 것은 그에 못지않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구석기 시대 암벽화


서부 오스트리아 지방의 구석기 시대 암벽화인데 ‘여인의 자위’로 해석되고 있다. 오른쪽 여인의 팔 움직임의 궤적(軌跡)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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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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