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도 성생활 즐겼다
장애인-환자의 性 관심 필요

[김원희의 性인류학]


(사진=픽셀스)


예전부터 동양인들은 성을 통해 건강을 잃을 수 있고, 또 건강을 잃은 사람은 성을 포기해야하는 것처럼 생각해 왔다.

 

남자가 사정을 하면 몸의 기가 빠져나간다고 그래서 건강에 해롭고 수명마저 단축될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우리 조상들이 내외가 안채 사랑채로 나누어 살았고 일본인들은 같은 방을 써도 이부자리는 꼭 따로 한 것도 모두 남자의 건강을 염려해서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히 말하지만 성생활은 우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장시킨다. 그리고 이것은 몸에 장애나 병이 있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활달한 성, 건강한 성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좋은 육체와 정신의 건강이다. 신체에 병이 있으면 성감이나 성에 대한 흥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떨어지게 마련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장애자들이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성의 기쁨을 가질 수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루게릭병으로 거의 온 신경이 마비된 채 손가락 두 개만 움직이던 세계적 아니 세기적 물리학자인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가 그 몸으로 성교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와의 25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90년 이혼한 제인 호킹 여사는 그녀의 저서 ‘별을 움직이는 음악: 스티븐과의 삶’에 다음과 같이 썼다.

 

“성 관계 도중 스티븐이 내 품안에서 숨을 거둘까봐 걱정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신경이 곤두서곤 했다.”

 

어쨌든 이들의 성생활은 계속됐고 세 자녀를 두었으며 스티븐은 제인과 이혼한지 5년 후 자기를 간호하던 일레인과 재혼한다. 그는 종종 클럽에도 다녔다고 한다.

 

스티븐 호킹 박사


오늘날 대부분의 의사들은 과거에는 성교를 못하도록 금지하던 환자들에 대해서 태도를 많이 달리하고 있다. 심장병을 예로 들어본다. 전에는 심장병 환자는 무조건 섹스를 포기하도록 종용했었으나 현재는 회복기에 오히려 재활요법의 일환으로 성을 장려하는 의사들이 많다. 관절염이나 요통 또는 호흡기 질환 같은 것들은 실제로 성행동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이때에도 증상의 악화나 호흡곤란이 없이 성생활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이렇게 질병 때문에 운동의 심한 제한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방법들이 연구돼 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적당한 체위를 비롯한 방법들이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자문이 필요할 때는 서슴지 말고 전문가에게 물어볼 일이다. 그러나 대체로 ‘몸이 요구하는 대로만 하면 된다(Listen to what your body tells you)’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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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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