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성
젊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환 진갑 다 지나고 나면 섹스와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사회적인 편견이나 주위의 여건 때문에 그리 보일 뿐이지 60이 아니라 80, 90에도 성을 즐기는 남녀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이 때문에 성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를 치료해서라도 성의 즐거움을 되찾게 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성이란 늙은이에게도 즐겁고 삶의 웰빙에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전에는 노부모 중에 특히 남자가 혼자되었을 때 가사도우미를 두고 식사며 잔심부름을 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많은 문제들이 생겼었다. 그들이 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원래 동양의 병리학은 음양오행에 근거하였다. 청진기나 초음파는 어울리지 않는다. 과부는 독음무양이라 하여 음만 있고 양이 없어 양을 구하기 위하여 몸이 여러 가지로 반응하느라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어떻게 생각하면 남녀가 같이 있어 서로 의식하고 그래서 행동거지에 서로 영향을 미친다면 이것도 성의 한 형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어찌 서로 사랑과 친밀감을 그리고 거기다 정열까지 보태가며 같이 사는 것에 비하랴?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노인 남자의 섹스를 얘기할 때 정이 나가느니, 기가 나가느니 그래서 교접은 하되 사정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도 했었다. 이 얘기는 중국의 소녀경에 ‘음양교접의 요점은 정기를 잃지 않기 위해 정액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데에서부터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현대의학 지식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정액은 눈물이나 콧물과 같아서 분비가 되면 다시 생산을 하며 정상이 되려면 약 3-5일 걸린다. 또 정액은 남성호르몬이 아니라 전립선액, 정낭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정자는 5퍼센트도 안된다.
혹시 복상사 같은 것으로 창피하게 죽으면 어떻게 하는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순환기내과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에게 물어 보면 성관계를 하다가 심장마비나 뇌출혈을 일으켜 응급실로 찾아오는 환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있어도 이를 숨기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참고가 되는 얘기일 것이다.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탈이 난 경우와 성관계 중에 탈이 난 경우의 비율이 16대 1이라고 하는데 이는 섹스가 대변보는 것보다 더 위험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