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으로의 초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옛날 우리나라 여자들은 ‘남자들은 다 늑대요, 도둑’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주인공 할머니가 젊은 손녀에게 '여자의 마음은 비밀의 바다'라고 하는데 음미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에야 남녀사이의 만남이 기회도 많고 쉽게 이루어지는데다가 성희롱이니 성추행이니 하여 잘못하면 법의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보니 그렇지 않겠지만 지금으로부터 사오십 년 전쯤만 해도 길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기 시작하는 수작에서 남녀 사이의 사귐이 시작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성 개방풍조의 만연과 함께 거의 없어졌다고 보아도 좋다. 원초적으로 '성으로의 초대'는 주로 남자가 하게 되어 있는 것이며, 이는 동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을 덮어놓고 늑대 취급을 하면 남녀사이의 교류의 폭이 매우 좁아질 염려가 있다. 어차피 초대에 응할 것인지 아닌 지의 선택은 여자에게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점점 삭막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을 폭력적인 시각으로 보려다 보니 희롱, 구애 및 유혹 같은 것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없고서는 사랑이나 성의 시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부부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깨끗이 물러나서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미국의 타이스라는 사람의 보고에 의하면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는 일도 드물지 않은데 이들은 대개 농담이나 희롱으로 시작해서, 남자를 건드려보고, 남자의 몸이나 성적인 포인트에 찬사를 보내며, 용모를 칭찬하고, 간질이기도 하며 간혹 부루퉁한 태도를 보이는 방식을 취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와 똑같은 행동을 남자가 했을 때는 범죄가 될 수 있는 형편이니 남성들은 주의할 일이다.

 

남녀의 성행동은 그것이 그저 손만 잡고 있는 것이든지, 아니면 성교에까지 이르렀든지 간에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모두 묵시적인 타협에 의했기 때문에 피해자나 가해자 같은 것이 있어선 안 된다. 마치 노사타협 때처럼 타협이 이루어진 부분은 양자 간에 모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 직장 상사가 요구해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도 하는데 이건 명오가 열린 사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된다. 직계 존속 가족이 요구해도 거절해야함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쪽이 싫다는데 강제적으로 했다면 그건 범죄로 별개의 얘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강한 유교적 영향, 즉 여론에 의한 매도나 애매한 윤리적 법적 기준 때문에 가끔 억울한 피해가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은 상대의 영혼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로 인하여 자기가 파괴되어서는 물론 안 되겠지만 자신이 남을 파괴시키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상처가 크지 않을 때는 마치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는 것과 같아 함부로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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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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