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래
‘사랑’의 옛말은 ‘다솜’이며, 동사 ‘사랑하다’의 옛말은 ‘괴다’이다. ‘괴다’, ‘고이다’의 원뜻은 ‘생각하다’인데, 이는 사랑한다는 것이 원래 누군가가 끊임없이 생각나는 일이니 그럴 듯 하기도 하다.
개화기 때 생겼다는 얘기는 옳지 않다고 본다. 나는 한국의 성 역사책을 쓰면서 우리 역사에서 언제 처음으로 사랑이란 단어가 쓰였는가를 열심히 찾았고 급기야 조선 중후기의 금란이라는 기생의 편지에서 이를 발견 했다. 또 판소리 춘향가에 ‘사랑 사랑 내 사랑아 어화둥둥 내 사랑아’가 있으니 조선 중후기 언젠가일 것으로 본다.
사량(思量)이 어원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어색하며 어쩐지 한자에서 유래한 것 같지는 않다. 정인과의 그리움을 한자의 思로 표현하고 남녀 간의 성행위는 色으로 썼다. 애(愛)는 원래 우리말의 ‘사랑하다’가 아니라 ‘아끼다’는 뜻이다. 20세기 후에야 사랑이 된 것 같다.
사랑이 혹시 살(flesh)에서 파생된 것은 아닐까. 골에서 고랑(골+앙)이 나오듯이 살에서 사랑(살+앙)이 나왔다고 추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은 어차피 살과 살을 맞대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으니 이 또한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사랑의 어원이 동사 ‘살다’와 명사 ‘살’ 중 어느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둘 다 좋아 보인다. 연분이 맞아 살갑게 살으리랏다.